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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투쟁의 상징 골리앗 19년 뒤 ‘화합 상징’으로

울산 현대중공업 골리앗 크레인 위에서 1990년 4월 고공농성(아래 사진)을 벌였던 노조원 6명이 19일 김종욱 현대중공업 노무담당 상무, 임태희 노동부 장관, 오종쇄 노조위원장(왼쪽에서 셋째부터)이 ‘화합의 골리앗’이라고 새겨진 현판을 들고 노사 화합을 다지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울산 현대중공업 한가운데 우뚝 선 골리앗 크레인(대형 기중기). 19년 전인 1990년 4월 25일~5월 10일 13일 동안 현대중공업 노조원 130여 명이 고공 농성을 벌인 이래 현대중공업노조뿐 아니라 국내 노동계의 ‘파업투쟁 상징’이 됐던 곳이다.

울산 현대중서 ‘골리앗 현판식’



◆2009년 10월 19일=오후 3시쯤 사람을 휘청거리게 하는 바닷바람 속 82m 공중에 놓인 8×140m 철구조물 바닥판 위로 6명의 현대중공업 노조원이 올라왔다. 당시 현대중공업노조 비대위 쟁의부장을 맡았던 이봉수(44· 현 현대중공업노조 쟁의부장)씨 등 “죽을 수는 있어도 물러설 수는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고공농성을 주도했던 장본인들이다.



“19년 만에 처음 올라왔어요. 정치투쟁에 대한 뼈저린 반성으로 ‘두 번 다시 과격시위로 노조원과 회사를 벼랑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이봉수씨)



“정치투쟁→과격시위→구속→석방 요구 파업→정치투쟁이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갔어요. 회사가 잘돼야 노조원의 일자리·복지가 보장된다는 개념도 없었고요.”(서필우 현대중노조 노동문화정책연구소장·48·당시 노조부위원장 직무대리)



10분쯤 뒤 노사정 대표 3명이 손을 맞잡고 올라왔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 현대중공업의 오종쇄 노조위원장과 김종욱 노무담당 상무였다. 당시 수감 중 파업을 배후조종했던 오 위원장은 “그때 그 자리에 19년 만에 노사정이 함께 손잡고 올라왔다”며 임 장관, 김 상무(당시 노무과장)와 손을 꼭 잡았다. 임 장관은 골리앗 크레인 입구에 ‘화합의 골리앗’이란 아크릴 현판을 붙인 뒤 “투쟁의 골리앗이 화합의 골리앗이 됐다. 노사화합의 희망과 미래를 보았다”며 이들의 손을 잡고 하늘 높이 치켜 올렸다.



◆19년 전=90년 4월 25일. 1만2000여 명의 현대중공업 노조원이 작업장을 폐쇄한 채 파업농성에 돌입했다. 1년 전 128일간의 파업 농성으로 구속된 ‘노조간부 석방’이 요구 사항. 이봉수 당시 비대위원장이 어깨에 투석용 볼트·너트 자루를 메고 골리앗으로 오르자 130명이 뒤따랐다. 28일 1만2000여 명의 경찰이 육해공 입체 진압작전을 벌여 지상 파업을 진압했다. 5월 10일 마지막까지 남은 골리앗 농성자 61명이 요구사항 관철을 포기한 채 자발적으로 내려왔다. 46명 구속으로 막을 내렸지만 골리앗 농성은 노동계에 고공농성의 장을 열었다.



◆노사화합=노조는 95년 쟁의발생 신고만 해둔 채 노조원·가족들의 반발로 찬반 투표도 못한 채 무파업 임·단협 타결을 기록했다. 이때부터 회사 측도 노조와의 신뢰 쌓기에 전념했다. 노조는 2005년엔 민주노총과 결별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줄파업을 이어온 현대차와 임금 역전이 돼 현재 조합원 평균 연봉 7600여만원으로 1000여만원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이는 최근 현대차노조 지부장(위원장) 선거에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실리파 후보자가 선택된 원인의 하나로 작용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15년 무파업으로 세계 1위의 조선업체를 가꿔낸 공으로 지난달 말 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이 주관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19일 현대중공업 체육관에서 박맹우 울산시장과 현대중공업 임직원 등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태희 장관이 노사대표에게 이 상을 시상했다. 회사는 수상 기념으로 265억원을 내놔 전체 임직원들에게 100만원씩 전달했고, 돼지 150마리 분의 특식으로 노사화합 잔치를 열었다.



울산=이기원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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