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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신정중 ‘봉사의 홀씨’ 3년째 훨훨 날아

지난 8일 오후 2시30분 아산시 실옥동 온양신정중학교 2층 대강당. 14명의 남녀학생이 북을 늘어놓고 열심을 두드리고 있다. 사물북과 모듬북, 난타북을 두드리는 학생들의 얼굴에 힘든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은 온양신정중 봉사동아리 ‘하얀민들레’ 가운데 난타공연을 맡고 있는 학생들.



매주 2~3차례씩 모여 연습을 하고 손발을 맞춘다. 문미연(44·여) 지도교사도 직접 채를 들고 북을 두드렸다. 장단을 맞추고 “후여~ 후여~” 소리 내 리듬을 이끌었다.



온양신정중학교 문미연 교사(앞줄 왼쪽)가 사회복지시설 공연봉사를 앞두고 학생들과 사물북·모듬북·난타북을 두드리며 난타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이들은 하얀민들레가 지역 사회복지단체나 노인복지관 등을 방문해 자원봉사를 할 때 주위에서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10월 말로 예정된 봉사활동 때도 환경정화·청소·발 마사지 봉사하는 친구들과 동행하기로 돼 있다.



문 교사는 “난타공연은 하얀민들레 봉사활동 중 하나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연습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실력이 전공 학생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누군가를 돕겠다는 생각에 열정은 뜨겁다”고 말했다.



2007년 개교한 온양신정중. 개교 3년째로 도심 외곽에 위치한 이 신생 학교가 요즘 아산 시민들 사이 화제가 되고 있다. 봉사활동 때문이다. 하얀민들레라는 자원봉사 동아리에서 학생 5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찬형(47) 지도교사를 비롯해 문미연 교사 등이 돕고 있다.



이들은 추석을 앞둔 지난달 말 아산 신창면의 한 사회복지시설을 찾았다. 학생들은 플루트·오카리나 연주를 비롯해 동화구연, 트롯공연, 난타공연을 선보였다. 할머니·할아버지들 어깨도 주무르고 손톱도 깎았다. 친손자·손녀도 하기 힘든 일을 중학생들이 척척 해냈다. 화장실 청소도 마다하지 않았다. 명절이면 가족의 품이 더욱 그리운 사람들과 따뜻한 정을 나눴다.



사회복지시설을 찾은 김건일군(왼쪽)이 한 할머니의 등을 주무르고 있다. [온양신정중 제공]
하얀민들레라는 동아리 이름도 이 복지시설 ‘하얀민들레’ 이름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다.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교사나 학생들이 바뀌어도 봉사활동이 계속 이어지게 하자는 취지였다.



하얀민들레 학생들은 한 달에 두 번 사회복지시설을 찾는다.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큰 도움을 줄 수 없어 자신들이 갈고 닦은 연주를 선보이거나 환경미화·청소·발 마사지 등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봉사를 한다. 시설에 도착하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정해진 것처럼 자연스레 일을 분담하고 시작과 끝도 스스로가 알아서 할 정도가 됐다. 난타공연 멤버인 오한솔(16)군은 “공부에 시간을 뺏긴다고 생각하면 봉사를 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동아리 친구들 가운데 성적이 최상위권인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17일에는 아산노인복지관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서도 발 마사지와 난타공연이 마련됐다. 애초 이번 방문은 신종 플루 때문에 취소될 뻔 했지만 이 학교 성순택 교장이 허락하면서 성사됐다. 성 교장은 “걱정은 많이 됐지만 학생들이 가야 한다는 의지를 밝혀 허락했다”며 “봉사활동 역시 교육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의 성원도 큰 힘이 된다. 매년 김장봉사를 할 때면 10여 명의 학부모가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이찬형 교사는 “학부모들께 매번 고맙게 생각한다”며 “안전문제 등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출발과 도착에 맞춰 문자메시지를 보내준다”고 했다.



봉사활동에는 적지 않은 경비가 들어간다. 오가는 데 필요한 교통비, 복지시설에 지원하는 간식비 등. 이 비용 가운데 일부는 이 교사가 부담한다. 최근 충남청소년봉사활동센터로부터 경비를 지원받고 있다. 제출한 봉사활동 계획서가 채택된 것이다. 큰 부담은 덜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이 교사는 “복지시설을 방문하면 칠판에 ‘O일에 하얀민들레가 온다’고 써 있다. 우리를 기다린다는 얘기”라며 “마음은 매주 가고 싶지만 늘 아쉽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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