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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귀한 몽골 초원서 감자 수확 ‘경사’

농작물·에너지·주택 등 많은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몽골인들의 ‘정착문화’ 적응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 사회는 몽골 정착문화 형성의 모델이라는 지적이다. 대성그룹 김영훈 회장(오른쪽에서 둘째)이 몽골 현지 관계자들과 함께 울란바토르 신재생에너지파크의 비닐하우스를 방문해 감자·파·배추 등 농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대성그룹 제공]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대성그룹의 신재생에너지파크로 가는 길. 흔들리는 자동차에서 1시간 정도를 시달리니 초원 저 끝에 풍차가 나타난다. 전기 풍차는 초겨울로 접어든 몽골 평원의 거친 바람을 안고 쉼 없이 돈다. 그 아래 설치된 태양광판은 싸늘한 햇빛을 반사하고 있다. 이곳에 올가을 경사가 하나 생겼다. 감자를 첫 생산한 것이다.

“50만t 정도 캤습니다. 풍차·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었고, 그 전기로 지하수를 끌어올려 감자를 재배한 것이지요. 물이 부족한 외딴 초원에서도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모델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김종철 울란바토르 지사장은 “동일한 규모의 에너지파크를 남서쪽으로 600㎞ 떨어진 만다흐솜에 건설 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몽골에 도시가 늘어나면서 초원을 떠나 정착 생활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말·소·양과 함께 산천을 떠도는 유목생활을 하던 그들에게 도시생활이 쉬울 리 없다. 농사를 지어야 하고, 게르가 아닌 하우스(집)에서 살아야 한다. 전기도 필요하다. 대성의 신재생에너지파크가 몽골인들의 정착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울란바토르 도심에서 20㎞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농작물 재배 및 식품유통업체인 그린시티. 이 회사는 28개의 대형 온실농장에서 토마토·배추·상추 등을 재배한다. 몽골에는 그린시티와 같은 대규모 ‘솔롱고스(한국)농장’이 4개에 이르고 있다.

울란바토르 시내에 늘고 있는 한국식당은 농경문화와 유목문화가 만나는 현장이다. 약 70개의 한국식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김치다. 한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최주식 사장은 “몽골인들은 채소를 사철 먹을 수 있다는 데 신기해 하고 있다”며 “식당을 찾는 고객 대부분이 몽골인”이라고 귀띔했다. 몽골 최대 신문인 우누드르의 다바도르지 편집인은 “몽골인들은 육식 위주의 식습관 때문에 소화기 계통에 문제를 갖고 있다”며 “채소 중심의 한국음식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줘 몽골인들의 정착생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업체들이 건설한 아파트도 몽골인들의 주거환경을 바꾸고 있다. 거리에는 한국병원과 한국 자동차가 쉽게 보이고, TV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방영된다. 그렇다고 울란바토르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너무 좁기 때문이다. 몽골의 땅덩이는 남한의 약 17배인 반면 인구는 260만 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부분 흩어져 산다.

그러나 한국 농경문화와 몽골 유목문화의 접목은 언젠가 자원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정일 주몽골 대사는 “대규모 경협자금을 제시하며 몽골의 ‘자원 사냥’에 나서고 있는 중국·일본·미국 등에 비해 경제규모가 작은 우리에게는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약점을 ‘소프트파워(문화의 힘)’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약 3만5000여 명의 몽골 근로자들은 양국 경협의 파수꾼”이라며 “몽골에 대한 직접 지원도 필요하지만, 한국문화를 몽골에 전파하는 이들 근로자들의 처우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몽골의 광물자원 확보 경쟁에서 ‘정착문화 전파’는 우리의 핵심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제안이다.  

울란바토르=한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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