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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45> 공군 60년 발전사

60년 전 전투기 한 대 없었던 공군. 지금은 초음속 훈련기 T-50을 만들 정도로 발전했다. 사진은 공군 ‘블랙이글스’의 T-50 비행 모습. [중앙포토]
현대전에서 공군이 차지하는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제공력 장악과 정밀한 폭격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죠. 두 차례에 걸친 이라크 전쟁 당시 TV로 중계된 화면을 통해 이미 증명된 사실이기도 합니다. 세계 각국이 공군의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애쓰는 이유입니다. 6·25전쟁이 시작된 직후 미국이 쓰던 중고 비행기를 들여오면서 시작된 우리 공군의 역사는 전투기의 발전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 공군이 운영해온 전투기들을 중심으로 환갑(60년)을 맞은 공군의 발자취를 돌아봤습니다.



전투기도 없이 출발한 공군, 지금은 마하 2.5 F-15K가 핵심 전력이죠

정용수 기자



지금 우리 공군은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을 생산하고 우주까지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창건 초기에는 군대라고도 할 수 없을 만큼 초라했다.



공군은 육군 항공단에서 분리돼 1949년 10월 1일 창건됐다. 육군·해군보다 1년이 늦었다. 그나마 전투기는 한 대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미군으로부터 지원받은 L-4 및 L-5 연락기 20여 대와 국민성금으로 도입한 T-6 건국기 10대가 고작이었다. 공군의 존재 이유가 전투력보다는 항공 정찰과 연락 임무였다.



6·25 때 일본서 F-51 10대 몰고 와 이튿날 출격



공군이 발전하게 된 계기는 역설적으로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이었다.



50년 6·25 전쟁이 터지자 소련제 탱크를 앞세워 남하하는 북한군에 맞선 우리 군은 중과부적(衆寡不敵·숫자와 규모에서 상대가 안 됨)이었다. 급기야 공군은 미 극동군사령부에 전투기를 원조해달라고 요청해 미군이 쓰던 중고 F-51 전투기 10대를 들여왔다. 이게 공군 전투기 역사의 시작이었다. 상황이 급박하다 보니 당시 이근석 대령을 포함해 조종사 10명은 현해탄을 건너가 일본 후쿠오카(福岡)의 미군기지에서 비행기를 직접 몰고 왔다. 프로펠러기인 F-51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맹활약했던 P-51의 나중 이름이다. 40년부터 1만6766대가 생산됐다. 전쟁 발발 일주일 만인 7월 2일 대구기지에 도착한 F-51은 다음날 곧바로 전투에 투입됐다. 그 뒤 공군은 미군으로부터 총 79대를 인수해 평양과 미림, 강릉 기지에서 활약했다. 53년 7월 27일 휴전할 때까지 출격 횟수만도 8500여 회였다.



6·25를 경험한 공군은 전력 증강에 눈을 떴다. 북한은 51년에 이미 미그-15 전투기 3개 사단을 편성한 반면 우리 공군은 질과 양에서 모두 열세한 상태였다. 미국은 이런 점을 감안해 한국 공군에 F-86F 세이버(Sabre) 전투기 1개 비행단과 C-46D 수송기 1개 전대를 지원키로 결정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F-86, 제트기 시대 열고 F-5A/B는 첫 음속 돌파



6·25 발발 5년후인 55년 6월 20일 F-86F 5대가 도입돼 공군에 제트기 시대가 열렸다. 미 공군에 49년부터 배치된 F-86은 6·25 당시 미 공군이 운영하던 전투기였다. 제트 엔진이어서 “쌕쌕” 소리가 난다고 해 ‘쌕쌕이’로도 불렸다. 신상옥 감독의 영화 ‘빨간 마후라’, 그리고 곡예비행팀인 블루 세이버(Blue Sabre Team)로 유명한 한국 공군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미 공군이 58년 운영을 중단하며 부속품 등 군수 지원에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북한군이 F-86F 전투기보다 우수한 미그-17과 미그-21을 보유하자 최신예 항공기를 도입할 필요성이 커졌다.



미국이 동맹국에 제공하기 위해 T-38을 바탕으로 제작한 F-5A/B(A는 비행기 좌석이 한 개인 단좌, B는 두 개인 복좌)가 도입된 것이다. 노스롭(Northrop)사가 개발한 F-5A/B 전투기는 음속의 1.64배(마하 1.64)의 속도를 내는 우리나라 첫 초음속 전투기였다. 65년 4월 30일 수원기지에서 진행된 인수식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하워즈 유엔군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무기 7.2t 싣는 F-4D 팬텀, 아시아 국가 중 첫 배치



그러나 남북 간 공군의 전력 비대칭은 여전했다. 이에 미 공군에서 실전배치가 이뤄지고 있던 F-4D 팬텀 전투기가 69년 8월 아시아에선 최초로 대구기지에 전개됐다. 쌍발 엔진으로 속도가 마하 2.2에 7.2t(F-5 무장량의 2.5배)이라는 엄청난 양의 무기를 장착한다. 68년 북한의 청와대 기습사건과 푸에블로호 나포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시점에 박 전 대통령까지 나서 미국을 설득한 외교전의 결과였다. F-4D는 미 공군에서도 최신예 전투기였던 만큼 ‘비용’를 치러야 했다. 한국이 베트남전에 파병한 대가로 미국에서 받은 1억 달러 중 6400만 달러를 지불했다. F-4D는 내년 6월부터 현역에서 은퇴한다. 지난 40년 동안 F-4D는 71년 소흑산도 대간첩선 작전에 투입된 것을 비롯해 소련의 TU-16 요격(83년), 소련의 TU-95 및 핵잠수함 요격·식별(84년) 등의 활약을 펼쳤다.



1982년 9월 9일은 한군 공군사에 새 역사를 쓴 날이다. 제공호(制空號)로 명명된 초음속전투기 F-5E/F를 우리 기술로 생산한 것이다. 일본과 호주에 이어 아시아에선 세 번째였다. 국산 F-5F 전투기는 북한 공군의 주력기인 미그-21기보다 우수한 것으로 남북의 공군력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야간작전 가능한 전천후 KF-16은 주력 전투기



또 독자적인 무기체계를 갖춰 전력증강과 항공산업 시대를 열었다. 성장세의 공군에 날개를 단 것은 86년 4월 F-16의 도입이다. 북한의 미그-23에 맞선 대응 전력을 갖췄고, 야간 작전을 포함해 전천후 전투기를 보유하게 됐다. KFP(Korean Fighter Program) 사업에 따라 F-16은 94년부터 국내에서 조립 생산돼 KF-16전투기로 태어났다. 현재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다.



2005년 도입된 F-15K는 공군 첨단화의 절정이다. F-15K는 미 공군이 F-4의 후속 모델로 개발한 F-15의 최신형이다. 주변국들이 두려워하는 우리 공군의 핵심 전력이다.



박재복(공사 29기·준장) 제11전투비행단장은 “F-15K는 1800㎞의 전투 반경과 3시간에 달하는 체공시간으로 한반도 이외 지역까지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며 “초정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슬램-이알(SLAM-ER) 등 첨단무기를 10t이나 장착해 가공할 파괴력과 정밀성을 보유했다”고 말했다.



10년 ‘짬밥’ F-15K 조종사

100억 넘게 들여 키웁니다




공군 최신예 전투기 F-15K를 모는 10년차 조종사에게 들어간 돈은 100억원 이상이다. 소위로 임관한 뒤 2년간의 비행훈련을 마치고 부대에 갓 배치된 ‘요기(僚機)’ 조종사의 경우도 30억원에 달한다. 공군사관학교 생도 시절의 교육비(약 2억5000만원)를 포함해 항공기 유지비, 정비비, 탄약, 기체 감가상각비 등이다. ‘요기’ 조종사는 독자 비행을 하지 못하고 편대장기를 따라다녀서 붙여진 명칭이다.



조종사가 되려면 먼저 시뮬레이터 등 고가의 장비로 지상에서 훈련한다. 고도 10㎞ 이상의 환경을 조성해 비행환경에 적응하는 훈련도 한다. 자칫 고공에서 실신하는 상황에 대비해서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 인간의 한계를 견디는 신체를 만드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일반 대학생도 시험 거쳐 선발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은 대부분 공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공사 생도들 중에서도 비행훈련을 통과해야 조종사가 될 수 있다. 항공대학과 한서대학 학군단의 학군사관후보생(ROTC)들 중 항공운항과 출신들은 비행훈련 후에 조종사가 될 수 있다. 2004년부터는 일반 대학생(1~3학년)도 선발해 조종사로 투입하고 있다. 필기, 신체검사, 체력검정, 면접, 조종적성검사를 거쳐야 한다. 다만 여성들은 공사 과정을 거쳐야 조종사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선발된 예비 조종사들은 2년여 혹독한 훈련을 거쳐 일선부대에 투입된다. ‘실습비행→기본비행→고등비행’의 교육과정을 통과하기 전까진 조종학생들로 불린다. G-테스트로 불리는 압력경험과 저압테스트 등 수십 가지의 항공생리 훈련을 통과해야 한다. F-16 전투기가 급선회할 때는 중력이 최대 9배(9g)까지 작용하는데 조종사는 이를 견뎌야 한다. 공중기동 때 중력이 9g가 되면 지상에서의 1㎏이 9㎏처럼 느껴진다. 이때 뇌의 혈액이 신체 아래로 쏠려 자칫하면 기절한다. 놀이기구인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의 중력은 최대 2.5g다.



이론·실습·체력 … 2년간 혹독한 훈련



비행교육훈련의 첫걸음은 4개월 동안의 실습 비행교육 과정이다. 비행에 필요한 각종 지식과 비행절차 등 160시간 동안 이론교육과 비행훈련을 받는다. 비행훈련에서는 ‘세스나’로 불리는 T-41B(4인승 단발 프로펠러)와 러시아제 T-103을 21시간 탄다.



기본 비행교육과정은 본격 비행교육의 시작이다. 경남 사천에 위치한 훈련비행단에서 8개월 동안 80여 회에 걸쳐 90시간 비행한다. 300시간 이상의 이론교육도 병행한다. 비행훈련은 첫 국산 초등훈련기인 KT-1(2인승 터보 프로펠러)을 이용한다. 기본비행교육과정을 수료한 뒤 소정의 시험을 거치면 자가용 항공기 조종사 자격이 주어진다.



고등비행과정은 경북 예천의 공군기지에서 8개월간 진행된다. 350시간의 이론교육과 80여 시간의 고급비행을 해야 한다. 항공기 기종도 제트기로 바뀐다. 예비 조종사들은 한국이 최초로 개발한 초음속 전투기인 T-50을 비롯해 T-38A와 T-59를 탄다. 고등비행과정을 통과하면 드디어 전투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를 수 있다. 이들에겐 사업용 항공기 조종사 자격증도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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