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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소금 뒤에 검은 그림자…나트륨, 과하면 ‘독’

인류 최초의 조미료인 소금. 과거엔 돈 대신 봉급(샐러리맨의 유래)으로 건넬 만큼 귀물이었다. 음식의 맛을 내고 저장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인체의 생리 기능에도 반드시 필요한 식품이다.



그러나 이제는 되도록 적게 먹어야 하는 식품 리스트에 포함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에 5g 이상 먹지 말라고 권장한다. 과다 섭취하면 고혈압·위암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져서다. 그럼에도 최근엔 ㎏당 가격이 5만원 이상인 프랑스산 게랑드 소금(천일염의 일종)·암염·정제소금 등이 국내에 수입되고 있다. 저나트륨 소금·키토산 소금 등 기능성 소금도 등장했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선 ‘소금의 효능과 안전성’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한국식품안전성학회 주최)이 열렸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고혈압 환자 절반이 나트륨에 민감한 체질



엄밀히 말하면 고혈압 유발에 기여하는 것은 소금이 아니라 소금의 성분 중 하나인 나트륨(Na)이다. 나트륨량에 2.5를 곱하면 소금량이 얻어진다.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5280㎎. 이는 WHO 권장량(1969㎎)의 2.5배에 달한다.



심포지엄에서 동국대병원 심혈관센터 이무용 교수는 “고염 식사를 하면 혈압이 식후 24시간 동안 5~10㎜Hg 올라가는 사람(소금 민감성)이 있는가 하면 혈압이 소금 섭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사람(소금 저항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고혈압 환자의 53%, 일본 고혈압 환자의 41.5%가 ‘소금 민감성’을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지난해 101명의 지원자(평균 나이 46세)를 대상으로 처음 1주일은 저염식(나트륨 하루 2.3g 이하), 다음 1주일은 고염식(나트륨 하루 7g 이상)을 제공했다. 이들 중 29%는 고염 식사 후 혈압이 상승했다. 또 지원자 중 31명이 고혈압 환자였는데 이들 가운데 15명이 ‘소금 민감성’을 보였다.



국내산이 수입산보다 염도 낮아 김치 담그기 제격



김치나 젓갈 등을 담글 때 어떤 소금을 사용할지 몰라 난감해 하는 주부가 많다. 막연히 천일염일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과학적인 근거는 부족한 상태였다.



심포지엄에서 덕성여대 식품영양학과 김건희 교수는 국내산 정제소금·국내산 천일염(간수를 제거하지 않은 것과 제거한 것)·중국산 정제소금·중국산 천일염·호주산 천일염 등 6가지 소금을 써서 김치와 새우젓을 직접 만든 뒤 염도·맛 등의 차이를 비교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김치를 담글 때 국내산 소금을 사용하면 수입산 소금을 쓸 때보다 염도(짠맛)를 낮출 수 있다”며 “국내산 정제 소금을 넣어 만든 김치의 기호도(맛)가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또 “새우젓도 국내산 정제 소금을 사용한 뒤 20주간 발효시킨 것이 최고의 맛을 내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죽염 구입 땐 ‘식의약청 안전 제품’ 여부 확인을



재제 소금은 다시(再) 만들었다(製)는 뜻이다. ‘꽃소금’이란 예쁜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재제 소금을 살 때는 주원료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미네랄 성분이 많은 국산 천일염은 제조 도중 빨갛게 산화되므로 재제 소금의 원료로 쓸 수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정제 소금은 미네랄 함량이 낮은 수입 천일염 또는 수입 천일염에 정제 소금을 섞어 만든다. 태움·용융소금(구운 소금·죽염)을 구입할 때는 제품 포장지에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정한 안전수준 제품’이란 문구가 쓰여 있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800도 이하의 온도에서 제조됐다면 유독물질인 다이옥신이 생성될 수 있어서다.



천일염 미네랄 풍부하지만 불순물도 많아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에 담은 뒤 햇볕에 말려 얻은 것이다. 태양이 빚은 소금(solar salt)이다. 과거엔 식품으로 취급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4월부터 식품으로 공식 인정됐다. 최근엔 선별 과정을 거쳐 불순물이 거의 없는 제품, 오랜 기간 숙성시켜 간수가 빠져 맛이 달고 부드러운 제품도 출시됐다. 정제 소금은 이온교환막이 장착된 전기 투석조에 해수를 통과시켜 염수를 만든 뒤 다시 이를 증발·농축시킨 것이다. 정제 소금은 거의 100% 염화나트륨(NaCl)이지만 천일염은 85%가량만 염화나트륨이다. 나머지는 칼륨·칼슘·마그네슘 등 다양한 미네랄이 채운다.



천일염과 정제 소금은 서로 장단점을 나눠 갖는 소금계의 라이벌이다. 미네랄 함량은 천일염>재제 소금>정제 소금, 불순물 함량은 천일염>재제 소금>정제 소금 순서다.



심포지엄에서 건국대 생명공학과 배동호 교수는 “소금의 불순물에 함유될 수 있는 유해물질은 비소·수은·납·카드뮴 등 중금속과 내분비계 장애물질(환경호르몬)인 DEHP·페로시안화이온·바다 모래 등”이라고 지적했다.



칼륨 많은 저나트륨 소금, 신장 환자에 위험



가공 소금은 천일염·재제 소금·정제 소금 등에 식품이나 식품첨가물을 넣어 만든 것이다. 맛을 높이기 위해 식품첨가물을 가한 맛소금, 혈압 건강을 위해 나트륨 함량을 낮춘 저나트륨 소금, 키토산·요드 함유 소금 등이 여기에 속한다.



혈압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요즘 인기 있는 제품은 저나트륨 소금이다. 나트륨 함량을 40% 정도 낮추고 대신 칼륨을 넣어 비슷한 짠맛을 낸다. 그런데 최근 서울대 수의대 박재학 교수팀이 실시한 동물실험에 따르면 혈압을 올리는 데 정제 소금이나 저나트륨 소금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신장질환 환자에겐 저나트륨 소금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나트륨 대신 첨가한 칼륨이 체내에 과다 축적되면 고칼륨혈증(호흡 곤란·근육 마비 등)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특히 혈액 투석을 받는 만성 신장질환자가 칼륨을 과다 섭취하면 생명까지 위태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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