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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희 기자의 의료현장 ⑬서울아산병원 감마 나이프 치료

뇌 수술은 두렵고 과정도 복잡하다. 뇌에 접근하기 위해선 우선 두피를 절개한 뒤 필요한 부위의 두개골을 수술용 톱으로 둥글게 절단한다. 뚜껑을 열 듯 절단된 두개골을 젖히면 뇌막과 혈관에 둘러싸인 뇌가 뿌옇게 보인다. 이때 뇌막을 열면 뇌의 가장자리 부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만일 병변이 뇌 안쪽에 있을 땐 뇌를 박리하면서 안으로 진입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뇌세포가 손상되거나 예기치 않은 출혈이 초래되기도 한다. 의료진은 물론이고 수술 전후 환자와 보호자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한다. 이런 두려움을 줄여준 치료법이 방사선 수술로 불리는 감마 나이프 수술이다



칼 안 대고 뇌혹 제거한 환자, 1시간 뒤 걸어 나가다

뇌 고정용 쇠틀 착용, 16번 방사선 쬐어



1 뇌정위틀을 착용한 전명례씨에게 이정교 교수가 감마 나이프 수술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2 감마 나이프 수술을 받고 있는 전미례씨.

3 이정교 교수가 전명례씨의 사진을 분석하면서 치료 계획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9월 29일, 뇌에 생긴 지름 1.2㎝ 종양(뇌수막종)을 제거하기 위해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에 아침 일찍 입원한 전명례(45)씨. 아침 8시30분에 국소 마취를 한 뒤 머리를 고정하는 뇌정위 틀을 착용한 뒤 수술 전 뇌 촬영(CT·MRI)도 했다. 둥근 모양의 쇠로 만들어진 뇌정위 틀은 수술 전 종양의 위치를 다시 확인할 뿐 아니라 수술 중 환자의 자세가 변해도 제 위치에 알려주는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한다. 10시, 대기실에서 얼굴에 둥근 쇠틀을 장착한 채 보호자와 대화하는 전씨를 만났다.



“뇌에서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을 건데 떨리지 않나요?”(기자)



“아뇨, 저야 누워만 있으면 된다는데요.”(전씨)



이때 신경외과 이정교 교수가 들어왔다. “오늘 수술은 여러 방향에서 혹을 향해 감마 나이프가 16번 조사될 거예요. 수술 후 한 시간 동안 관찰한 뒤 별일 없으면 귀가하면 됩니다.”(이 교수)



“외래는 언제 오지요?”(전씨)



“처음 5년간은 매년 한 번씩, 이후부턴 2~3년마다 한 번씩 옵니다.”(이 교수)



수술 담당의사는 컴퓨터로 환자 관찰



11시, 전씨가 수술실로 옮겨지자 이 교수는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전씨의 뇌 촬영 사진을 보면서 주변 의료진과 최종적인 치료 방침을 점검한다. 기자가 설명을 요구하자 이 교수는 사진을 가리키며 “이 환자처럼 두개골과 거의 맞닿은 곳에 종양이 있을 땐 수술 칼로 제거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 환자의 혹은 운동신경을 담당하는 부위와 인접해 있어요. 수술 칼로 자칫 그곳을 손상시키면 운동 마비가 올 위험이 있어서 감마 나이프 수술을 결정했습니다”라고 말한다.



“감마 나이프로 하면 운동 마비 위험이 없어지나요?”(기자)



“환자의 뇌를 틀로 고정하고 컴퓨터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 뒤 감마선을 조사하기 때문에 손상될 위험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이 교수)



11시10분, 이 교수가 감마 나이프 기계에 대한 최종 점검을 마치자 간호사가 전씨의 뇌정위 틀과 감마 나이프에 장착된 틀을 나사로 연결하면서 조인다. 이제 전씨는 뇌가 완전히 고정된 자세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조금 후 머리가 통 속에 들어가면서 치료가 시작됩니다. 저는 치료계획실에서 컴퓨터로 환자를 계속 관찰하고 있을 겁니다. 도중에 조금이라도 불편한 점이 느껴지면 얘기하세요.”(이 교수)



이상 부위 집중 공격, 방사선 양 늘릴 수 있어



치료계획실로 들어온 이 교수에게 기자가 물었다. “오늘 주입되는 방사선 양은 얼마나 되나요?”



“종양의 경계 부위에 1200cGy(센티 그레이)의 양이 조사됩니다. 전통적인 방사선 치료는 주변 뇌세포가 손상돼 하루에 30cGy 이상은 조사하지 못했어요. 반면 감마선은 병변에만 집중 조사돼 많은 양을 조사할 수 있는 겁니다”(이 교수)



수술은 1시간 반 동안 16번에 걸쳐 감마선이 쪼여진 뒤 끝났다. 오후 2시,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던 전씨는 내년 9월 10일, 이 교수의 외래 진료를 예약한 뒤 귀가했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감마 나이프 치료는

전엔 전신마취, 두개골 절개 … 지금은 국소마취, 당일 입·퇴원




감마 나이프(Gamma Knife) 수술은 201개의 방사선 동위원소(코발트)에서 나오는 감마선의 교차 중심점을 환부에 정확히 조사해 주변 조직에 거의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뇌종양이나 혈관 기형 등을 제거하는 ‘방사선 수술’이다.



감마 나이프 장비는 1968년 스웨덴 칼롤린스카 연구소의 렉셀 교수와 방사선 물리학자 락손 교수가 최초로 개발했다. 하지만 활성화된 계기는 80년 말, 뇌 속 병변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MRI(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와 조사한 방사선 양과 분포를 정밀하게 계산하는 컴퓨터가 발달하면서부터다.



국내에는 90년 서울아산병원이 최초로 도입했고, 현재 웬만한 대학병원에는 이 장비를 비치해 시술한다. 치료 대상은 다양하다. 다른 장기에서 전이된 악성 뇌종양, 청신경 종양·뇌수막종·뇌하수체 종양·두개인두종 등 양성 뇌종양, 동·정맥 기형, 해면 혈관종 등이 우선 치료 대상이다. 최근 3차 신경통이나 암이 초래한 통증, 난치성 간질, 안와 종양, 뇌기저부 종양 등으로 치료 대상 질병이 확대되고 있다.



감마 나이프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성과 정확성이다. 실제 기존 뇌수술은 전신 마취 하에서 뇌를 열고 수술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10일은 입원해야 한다. 반면 감마 나이프는 국소 마취로 당일 입원해 시술받은 뒤 퇴원한다. 또 두개골 절개 과정이 생략돼 시술 후 감염·출혈 등 합병증 발생 우려가 없다. 단 감마 나이프 치료 대상은 제한적이어서 병변의 지름이 3~4㎝ 이하로 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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