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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싸움에 새우등’ 재계의 걱정

재계는 노사정 3대 축 중 양축인 노·정이 극한 대립을 불러일으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정 갈등의 핵심 문제인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관련해 재계는 그동안 엇갈린 반응을 보여 왔다.

재계의 노동 문제를 총괄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에 대해서는 정부의 방침에 동조하고 있다. 이동응 경총 전무는 “일시적인 혼란을 감내하더라도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문제는 이번 기회에 해결해야 한다”며 “노동계의 투쟁으로 시끄럽게 됐지만 법의 원칙을 지키고 글로벌 스탠더드로 가야 한다는 게 재계의 일치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복수 노조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경총 관계자는 “복수노조의 경우 부담스러워하는 기업이 있는 게 현실”이라며 “통일된 재계의 입장을 아직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 대표는 이달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찬 회의를 열고 경총으로부터 복수노조·전임자 문제에 대해 보고받았다. 이날 회의에서 한 재계 관계자는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산업현장에 큰 혼란이 올 것이기 때문에 반대 입장”이라고 밝혀 재계 단일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는 노사 관계가 안정돼 있는 기업과 노사 갈등의 골이 깊은 곳 간 복수노조에 대한 입장 차가 크기 때문이다. 노조 간부가 상급 노조에서 고위 간부로 활동하고 있는 모 업체의 경우 정부의 복수노조 추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반대로 현 노조의 극한 투쟁으로 차라리 복수노조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업체도 있다.

노조가 금속노조 산하에 속해 있는 기업체의 노무 관계자는 “복수노조가 시행되면 처음에는 노동현장이 시끄러워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노사 관계가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한국노총이 지난 8일 노사정 6자 대화를 제안해 놓고 바로 힘으로 밀어붙이겠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며 “만일 노동계가 불법파업을 강행한다면 국민의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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