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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정책연대 파기 엄포는 놨지만 집권당과 결별까지는 …

한국노총이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파기하고 민주노총과 손 잡고 총파업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도 연대투쟁에 동의했다. 한국노총은 복수노조를 허용하되 모든 노조가 사용자와 교섭하고, 전임자 임금지급 여부는 노사가 알아서 하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민주노총도 같은 입장이다.

정부는 원칙대로 내년에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전임자 임금지급을 금지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 현행 법률을 바꾸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대신 복수노조를 허용하되 교섭 창구를 단일화할 예정이다.

◆한국노총 강경한 이유는=복수노조가 허용되고 전임자 임금이 금지되면 당장 노조 간부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복수노조가 허용된 뒤 창구가 단일화되면 교섭권을 가진 노조 외 다른 노조의 힘이 크게 약화된다.

또 전임자 임금지급이 금지되면 조합비로 임금을 해결해야 한다. 현재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의 재정상태를 감안할 때 그렇게 하기 어렵다. 장석춘 위원장도 소속회사인 LG전자로 돌아가 일을 해야 월급을 받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위원장 직을 수행하려면 회사를 휴직해야 한다. 조합비를 대폭 올리지 않는 한 두 노총이나 각 산하 연맹, 금속노조와 같은 산별노조에 파견 나온 노조 간부들이 마찬가지 상황에 처한다. 한국노총의 강경 투쟁 방침이 그대로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한성대 박영범(경제학) 교수는 “정부에 대한 엄포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한국노총 내부에 물고 물리는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정책연대를 파기하게 되면 정책연대에 따라 국회와 정부 등에 진출한 한국노총 출신 인사들의 진퇴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한국노총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4명(비례대표 1명, 지역구 3명)이다. 노동부 산하 기관장과 청와대·노사정위에도 한국노총 출신들이 진출했다.

파업 동력이 따라줄지도 미지수다. 복수노조·전임자 문제는 근로조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고 생각하는 일반 조합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최근 13년 동안 총파업을 벌인 적이 없다. 민주노총과 연대 투쟁도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민주노총 내부에서 한국노총이 정책연대 파기를 실행한 게 아니라는 점을 들어 한국노총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기류가 있다.

◆낙선운동 가능성은=한나라당 입장에서 한국노총이 내년 지방선거나 2012년 총선·대선 때 낙선운동에 뛰어드는 상황은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1998년 선거법 개정으로 노조도 선거운동을 벌일 수 있게 됐기 때문에 한국노총의 낙선운동에 문제는 없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임금 문제에 대한 타협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한국노총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찬·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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