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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서 워킹맘 배려 2년 육아휴직 냈죠”

14일 오전 8시30분, 최유진(38·종암동)씨는 돌이 갓 지난 쌍둥이 아들 현준·예준이와 함께 눈을 떴다. 아이들에게 젖을 먹이고 동화책을 읽어줬다. 오후엔 동네 산책을 다녀온 뒤 목욕을 시켰다.

이처럼 아이들과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는 최씨는 전업주부가 아니다. 여행사 BT&I에 근무하는 워킹맘이다. 지난해 6월 쌍둥이 아들을 낳은 뒤 회사에 육아휴직 2년을 신청했다. 30대 후반에 얻은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다.

“업무에 공백이 생기지 않을지, 나만 이렇게 쉬어도 되는 건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가 맡고 있는 예약·발권 업무는 짧으면 6개월마다 매뉴얼이 바뀐다. 2년 뒤 복귀했을 때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어렵게 얘기를 꺼낸 최씨에게 사장 송경애(48·여)씨는 의외로 “좋은 생각”이라며 격려했다. “저도 18년차 워킹맘이에요. 첫 아이를 낳고 한 달 만에 직장에 복귀했을 정도로 근무 여건이 열악했죠. 저희 직원들에겐 다른 환경을 제공하고 싶었어요.”

그는 “육아휴직을 충분히 쓴 직원들은 안정적이고 이해심이 많아져 일도 더 잘한다”며 “돌아온 뒤에도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주려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워킹맘이 처한 실상은 최씨와 다르다. 전문가들은 육아휴직을 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휴직 사용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기업 문화’를 꼽는다. 검찰 계약직 사무원 조모(28·여)씨는 “지난해 12월 출산 후 9개월 휴직을 했는데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던 승진에서 누락됐다”고 털어놨다.

중소기업 근무자와 비정규직은 육아휴직은커녕 출산휴가 3개월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노동연구원 김혜원 박사는 “마음 편히 육아휴직을 쓰기 위해선 기업이 대체 인력을 그때그때 공급해야 하는데, 정부의 대체인력 채용장려금은 20만~30만원 수준이고 활용률은 10%도 안 된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제도는 2001년 시작됐지만 활용률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노동부 조우균 사무관은 “서구 선진국은 대개 80~90%의 산모가 육아휴직을 쓰고, 일본도 8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이충형·김진경·정선언·김기환·김효은·이승호·임현욱·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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