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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전쟁영화가 큭큭 웃음이 터진다 감독의 노림수였다

퀜틴 타란티노 감독이 만든 제2차 세계대전 영화. 이 예상 외의 조합만으로 궁금증이 솔솔 피어오르지 않는가. 29일 개봉하는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은 감독의 말처럼 역사를 다룬 서사극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동화(Fairy Tale)’다. 나치에게 가족을 잃은 유대인 소녀 쇼산나(멜라니 로랑)와 유대계 미국인 알도 레인 중위(브래드 피트)가 이끄는 나치학살단 ‘바스터즈’가 나치 정권에 벌이는 거대한 복수극이다. ‘펄프 픽션’ ‘킬빌’ 등에서 보여준 감독의 재기는 여전하다.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액션에, 수많은 오마주(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의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것)가 등장하고, 엉뚱한 부분에서 큭큭 웃음이 터진다.

이 문제작을 만든 타란티노 감독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시나리오를 쓸 때도 편집을 할 때도 사람들이 웃는 모습을 상상한다”는 그는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전쟁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퀜틴 타란티노가 전쟁영화를 만들 거라고는 상상 못했다.

“그런가?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작품이다. 1998년 ‘재키 브라운’을 완성한 직후, ‘많은 남자들(bunch of guys)이 전쟁에서 미션을 수행한다’는 최초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영화로 만들기엔 스케일이 너무 큰 것 같았는데 2008년에 다시 보니 ‘이건 원래부터 끝낼 수 없는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그냥 제작에 들어갔다.”

-나치 시대는 코미디로 다루기 민감한 소재다. 주저함은 없었나.

“전혀. 처음 생각이 떠올랐을 때부터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갈 생각이었다. 독일에서 촬영을 시작할 땐 ‘몸 조심하자’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한 독일배우는 ‘이 영화에 출연한 게 자랑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독일인과 유럽인들도 이 영화를 즐기고 있다. 독일을 포함한 전세계 16개국에서 개봉 첫주 흥행 1위를 달렸다.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를 보며 웃을 수 있다는 게 그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일 것이다.” 

-배우들 연기가 대단하더라.

“브래드 피트는 처음부터 염두에 둔 배우였다. 그의 사정도 아랑곳 않고 ‘당신이 당장 필요하다. 어떻게 안되겠느냐?’고 재촉했다. 나치 대령 한스 역할의 오스트리아 출신 독일 배우 크리스토프 왈츠(올해 이 영화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등은 할리우드에 낯선 배우들이라 시나리오의 이미지만 생각하면서 창조적으로 캐스팅할 수 있었다.”

-영화에 수많은 오마주가 등장한다. ‘관객들이 이것만은 알아봐줬으면’ 하는 장면이 있나. 

“하하. 재밌는 질문이다. ‘킹콩’(영화에는 독일 군인들이 ‘킹콩’을 소재로 카드놀이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이다. 게슈타포가 유대인을 학살하고, 미국 군인이 게슈타포에게 나치 마크를 새기는 것은 ‘킹콩’에게 노예 표식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차기작은. 

“머릿속에 여러 아이디어들이 나비떼처럼 날아다니고 있다. 지금 구상 중인 영화를 마친 후 ‘킬빌 3’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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