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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감독 강동희, 데뷔전서 챔프 감독 ‘허’ 찌르다

동부 김주성(오른쪽)이 KCC 하승진을 피해 레이업슛을 하고 있다. 김주성의 유니폼에 새겨진 5번은 이번 시즌 새로 지휘봉을 잡은 강동희 감독의 선수 시절 등 번호를 따서 바꾼 것이다. 김주성은 개막전에서 20득점으로 활약했다. [전주=연합뉴스]
강동희 동부 감독이 데뷔전에서 과거의 보스에게 펀치를 날렸다. 강 감독이 이끄는 동부는 15일 전주 원정에서 KCC를 89-79로 눌렀다. 과거 중앙대-기아에서 친형제보다 더 가깝게 지내던 허재 감독을 제물로 해서다. 강 감독은 선수 때는 허재라는 산에 가려 있는 2인자였지만 감독으로선 다른 얘기가 될지 모른다.

경기 전 예상은 KCC가 이긴다는 쪽이 많았다. 하승진·추승균·강병현 등 호화 멤버로 무장한 지난 시즌 챔피언 KCC는 귀화 혼혈 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뽑아 전태풍을 보강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킬레스건이었던 포인트가드를 보강해 약점이 없다”는 평가도 했다.

그러나 역대 최고의 포인트가드였던 강 감독은 현재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히는 전태풍도 무너뜨렸다. 강 감독은 코트 밖에서 예리하게 KCC의 약점과 동부의 약점을 찾아냈고 경기 진행 중에도 선수들에게 세세한 작전을 지시하면서 경기에 개입했다. 김주성이 그런 강 감독의 지시를 가장 충실히 수행했다. 김주성은 이번 시즌 오랫동안 입던 32번을 버리고 등 번호를 5번으로 달고 나왔다. 현역 시절 5번을 입었던 강 감독을 돕겠다는 의지에서다.

그는 하승진 등을 제치고 첫 골을 성공시키면서 기선을 제압했고 팀의 공수를 이끌었다. 적극적으로 수비를 하던 김주성은 1쿼터 중반 파울 3개로 벤치로 물러났지만 2쿼터부터는 완전히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KCC의 거센 추격을 받던 4쿼터 공격리바운드를 거푸 잡아내면서 골밑 싸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주성은 “감독님은 데뷔전이지만 고참 선수, 플레잉코치, 코치 생활을 오래해서인지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세세한 부분에서 작전을 가르치시고 조직적으로 팀을 이끄신다”며 “이번 한 경기가 아니라 우승이라는 선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20득점·8리바운드에 5어시스트를 했고 마퀸 챈들러는 26득점을 올렸다. 강 감독은 아주 기뻐하지는 않았다. “이번 시즌 성적의 열쇠”라고 했던 윤호영이 경기 중 발목을 접질리는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시즌 천신만고 끝에 우승을 차지했던 허 감독은 시즌 개막전에서 패하면서 다시 험한 길을 달리게 됐다. 시범경기에서 평균 26득점을 기록한 전태풍은 동부의 밀착 마크를 받았고 장기인 3점슛이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전태풍은 11득점에 5어시스트, 실책은 4개였다.

그러나 “포인트가드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면 팀이 망가지니 주의하라”는 허 감독의 지시를 잘 수행했고 NBA급 돌파력으로 국내 최고 블로커 두 명(김주성·윤호영)이 버티고 있는 동부의 장신 숲을 안방 드나들듯 활보했다. 2쿼터 7분 겹수비를 하고 있는 동부 선수들을 속이고 하승진(16득점)에게 찔러 준 노룩 패스는 그동안 KCC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전주=성호준 기자

◆프로농구 전적 (15일)

▶전주

동부(1승) 89 - 79 KCC(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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