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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trend] 2009 사찰음식대향연서 눈여겨 본 하나

9일 수원 봉녕사에서는 ‘2009 사찰음식 대향연’이 열렸다. 사찰음식의 맛과 멋을 재발견하고 세계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행사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와 주한 외교사절들이 참여해 직접 연밥을 만들어보고 발우공양을 경험했다.

발우공양은 발우를 이용해 음식을 남김없이 나눠 먹는 것을 말한다. 발우는 적당한 양을 담는 밥그릇이란 뜻으로, 절에서 부처 또는 승려들이 소지하는 밥그릇을 지칭한다. 모두 4개로 구성되며 작은 그릇이 큰 그릇 안에 차례로 들어간다. 제일 큰 그릇은 밥그릇, 두 번째는 국그릇, 세 번째는 청수그릇(물그릇), 가장 작은 것이 찬그릇이다. 식사가 시작되면 각각 먹을 만큼 담아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게 예법이다. 식사가 끝나면 맨 마지막에 김치 한 조각을 남겨 물과 함께 네 개의 그릇을 깨끗이 닦아 원래대로 포개어 놓아야 한다. 경전에서 부처가 사용한 최초의 발우는 돌그릇이었다고 한다. 이후 철발, 와발, 목발 등이 사용됐다.

‘2009 사찰음식 대향연’에서는 와발, 그중에서도 백자로 만든 발우가 쓰였다. 승려들은 기본적으로 목발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날 백자를 사용한 것은 발우를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생활도자기로도 응용할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이날 테이블 세팅을 준비한 사람은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씨다. 그는 2005년부터 발우를 이용한 한식 상차림에 대해 고민해 왔다고 한다. 배우 배용준씨가 일본에 연 한식 레스토랑 ‘고시레’의 상차림을 의논하면서다. 정씨는 여러 종류의 한식 상차림을 고민하던 중 ‘소반과 발우’ 아이디어를 냈다. 한식의 고유한 멋과 맛을 한층 살리기 위해서는 역시 한국의 전통공예를 이용한 상차림이 좋다는 생각에서였다. 또 이런 상차림이 우리 생활문화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려면 목발보다는 도자기로 만들어진 게 좋다고 제안했다. 당시 여러 가지 문제로 배씨의 식당에서 발우를 이용한 상차림은 실용이 안 됐다. 하지만 함께 의논했던 정소영식기장에서는 이때를 계기로 여러 작가에게 백자발우 제작을 의뢰해 제품을 생산, 판매하게 됐다. ‘2009 사찰음식 대향연’에서 쓰인 백자 발우도 정소영식기장에서 이창화 작가에게 의뢰해 만든 것이다.

생활자기를 주로 판매하는 정소영식기장의 정소영 사장은 “종교 예법이라는 의미를 떠나 백자 발우는 은은한 전통의 멋이 담긴 그릇”이라며 “여러 개를 겹쳐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좁은 주방공간의 효율적 사용에 편리하다”고 말했다. 알고 보면 우리 주부들에게서 “예쁘다”는 감탄사를 끌어내며 구매욕을 일으키는 서양 브랜드 알레시의 제품이나 벨기에 도자기 명품으로 불리는 피터 스톡만스의 제품 중에도 크기가 다른 여러 개의 보울이 겹쳐진 형태가 있다. 얼마든지 우리의 발우가 생활 속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도 정소영식기장에 들른 외국인 관광객들은 백자 발우의 단아한 생김과 차례로 겹쳐지는 구성에 감탄하며 구매해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사장은 “일상에서 발우공양 예법을 따라 할 수는 없지만 ‘먹을 만큼 담아 남기지 않는다’는 의미만 되살려도 의의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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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