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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프런트] 한 집서 20대 … 자출족 울리는 자전거 도둑

12일 서울 노원구 석계역 내에 있는 ‘라커형 자전거 보관함’에 한 주민이 자전거를 보관하고 있다. 20대까지 보관할 수 있는 라커형 자전거 보관함은 무료다. 이용자가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를 단말기에 입력하면 휴대전화로 인증번호가 전송되고 이 인증번호를 입력하면 보관함 문이 열린다. 오른쪽 사진은 도난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는 일반 자전거 거치대. [노원구청 제공]

“어라, 또 없어졌네….”

이상범(36·회사원)씨는 며칠 전 출근하기 위해 아파트 내 자전거 거치대로 갔다가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3년 전부터 매일 경기도 분당의 집에서 서울 강남의 회사까지 자전거로 출근하고 있는 그가 잃어버린 자전거는 모두 다섯 대. 이씨는 “지금까지 자전거 구입에 들어간 돈만 200만원이 넘는다”며 “파출소에 신고해 봤지만 찾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양은정(24)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자전거를 도난당한 후 지금까지 7대의 자전거를 도둑맞았다. 양씨 가족이 잃어버린 것을 모두 합하면 20대가 넘는다고 한다. 국내 최대 인터넷 자전거 동호회인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자출사)’ 카페 게시판에는 회원들의 자전거 도난 신고 글이 지난 한 달 동안 150건이 넘게 올라왔다. 자전거 절도가 ‘자전거 출퇴근’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서울경찰청이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에게 제출한 ‘2009년 2분기 자전거 절도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서울 지역 경찰서에 접수된 자전거 도난 신고는 591건이었다. 한 달 평균 200건 정도 되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귀찮다거나 비싼 자전거가 아니라는 이유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 도난 건수는 신고된 것보다 최소 3~5배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고를 해도 범인을 붙잡기가 쉽지 않다. 전체 591건 중 절도범을 검거한 것은 304건(51%)이었다. 절반 가까이는 여전히 미해결 상태다. 검거된 절도범의 대부분은 10대였다. 10대의 자전거 절도 수법은 점점 더 조직적이고 대담해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자전거를 훔치다 경찰에 붙잡힌 서울 강남지역 중·고교생 10명은 정보제공조, 실행조, 판매조로 나누고 고가 명품 자전거들을 훔쳐왔다.

하지만 검거된 자전거 절도범 458명 가운데 구속된 사람은 9명뿐이었다. 절도범 중 14세 미만 학생들이 많아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을 내리곤 한다.

이에 따라 자전거 절도 대책으로 자전거 보관소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서울 노원구는 지난 7월부터 석계역 안에 자전거 20대를 보관할 수 있는 ‘라커용 자전거 보관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노원구청 홍보체육과 김정재 주임은 “보관소가 외부에서 안을 볼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져 도난 때문에 실외 거치대 이용을 꺼렸던 고가 자전거 이용자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지자체별로 시행 중인 자전거 등록제를 좀 더 현실적 여건에 맞게 고쳐 전국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감을 얻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국가 자전거 등록부’를 만들어 지난해 1월부터 전국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통해 도난된 자전거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태원 의원은 “자전거등록제는 단순 관리가 아니라 도난 예방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며 “경찰청과의 공조를 통해 전국 규모의 등록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고성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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