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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방해하는 한강공원 아스팔트 산책로

한강철교 부근의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모두 아스팔트 도로로 만들어졌으며 보행도로에는 분홍색을 칠해 자전거도로와 구분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마라톤을 즐기는 황명영(58·빌딩관리원)씨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여의도 한강공원 보행도로에서 자주 조깅을 한다. 최근 서울시가 자전거 도로 옆에 보행도로를 만든 덕분에 안심하고 운동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아쉬운 건 산책로가 아스팔트 도로라는 점이다. 황씨는 “아스팔트 도로는 달릴 때 관절에 무리가 가고 넘어졌을 경우 충격을 흡수하기 힘들다”며 “폭신폭신한 우레탄 재질로 만들었다면 훨씬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마라톤과 자전거 타기를 둘 다 즐긴다는 성대재(48·회사원)씨는 “자전거와 걷기는 각각의 운동에 맞는 길이 따로 있는데, 획일적으로 아스팔트로 깐 것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아스팔트 도로 때문에 주위 경관이 삭막해진다는 의견도 있다. 한강에 자주 산책을 나온다는 이영재(49·회사원)씨는 “빌딩과 콘크리트를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싶은데 흙길은 찾아볼 수 없다”며 “잔디밭길이나 흙길 등 자연친화적인 도로가 많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전거 도로 옆 보행 전용 도로가 대부분 아스팔트로 조성되고 있어 시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그러나 ‘아스팔트 산책로’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가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박상은(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전거도로-산책로 분리 조성 공사 현황’에 따르면, 산책로의 절반 이상이 아스팔트 길로 조성되고 있다. 이 공사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반포·잠실·망원 등 9개 한강공원에 길이 35.5㎞, 폭 2m의 산책로를 만드는 사업이다. 지난해 말 공사를 시작해 올해 말까지 127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산책로 가운데 54%인 19㎞가 아스팔트길로 조성된다. 마사토(흙) 구간은 15.5㎞, 나무 교량 구간은 0.85㎞다. 박 의원은 “산책로는 탄성재 포장이나 흙길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아스팔트 산책로는 친환경과 자연성 회복을 강조하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시 김종득 시설과장은 “마사토 재질로 공사할 경우 ㎡당 2만7000원밖에 들지 않지만 아스팔트 재질을 사용하면 4만5000원이 든다”며 “한강변은 침수가 잦기 때문에 비용이 더 들더라도 아스팔트 도로를 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흙은 쓸려 나가고, 목재는 썩고, 우레탄은 벗겨지기 쉽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구간별 특수성을 살리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한국도로학회 이석호 이사는 “비용 대비 효과를 생각하면 아스팔트 도로를 선택하는 것이 맞지만 주변과의 조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포장공사업협의회 김정환 부회장은 “친환경성·안정성·심미성을 고려해 돌길이나 블록길, 흙길, 우레탄 길 등으로 도로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0kjink@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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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