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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고 고혹적으로 … 세계 은반, 김연아 따라 하기

‘강하게, 더 강하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들을 ‘빙판 위의 요정’이라고 부른다. 새하얀 빙판 위에서 하늘하늘한 옷을 입고 예쁜 춤을 추는 소녀들이 ‘요정’을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여자 싱글 선수들을 ‘빙판 위의 여전사’라 불러야 할 것 같다. 겨울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이 발표한 쇼트-프리 프로그램 배경음악의 대다수가 빠른 비트와 웅장한 선율을 갖춘 ‘강한 이미지’의 곡들이기 때문이다.

3일 ‘2009 재팬 오픈’(일본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 나선 아사다 마오(19·일본)는 2009~2010시즌 프리 프로그램으로 선곡한 ‘종’(라흐마니노프)을 야심 차게 선보였다. 웅장한 분위기의 음악에 맞춰 아사다는 강렬한 느낌의 검은색 의상을 골랐고, 화장도 전보다 더 진하게 했다. 아사다는 이번 시즌 쇼트 프로그램에도 ‘쿵짝짝’ 하는 비트가 인상적인 4분의 3박자, 빠른 왈츠(춤곡) ‘가면무도회’를 선택했다. 그간 쇼팽의 ‘즉흥 환상곡’(2007~2008 프리)이나 드뷔시의 ‘달빛’(2008~2009 쇼트)처럼 부드러운 이미지의 곡을 선호했던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같은 대회에 나선 ‘2009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안도 미키(22·일본)는 가슴에 큼지막한 거미가 수놓인 파격적 의상을 입었다. 배경곡은 ‘죽음의 무도’처럼 강렬한 바이올린곡 ‘퀸 오브 더 나이트’.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사카모토 류이치·쇼트)와 ‘나비부인’(푸치니·프리)을 선곡해 서정적인 분위기로 금메달을 노렸던 안도가 이번 시즌에는 분위기를 확 바꾼 것이다. 이 밖에 유카리 나카노(일본)는 올 시즌 쇼트 프로그램에 ‘오페라의 유령’을, 프리 프로그램에 ‘불새’를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시즌 강렬한 분위기의 ‘죽음의 무도’(쇼트)와 ‘세헤라자데’(프리)로 성공을 거둔 김연아(19·고려대)가 여자 선수들의 선곡에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시 빙상연맹 이정수 전무는 “매 시즌 선수들의 선곡에 일종의 ‘트렌드’가 생기는데, 올림픽 때는 선수들이 ‘트렌드’를 좇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보통 선수들이 쇼트와 프리에 다른 분위기의 음악을 골라 강약을 조절하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두 곡 다 강한 음악을 쓰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이 같은 경향은 지난 시즌 성공을 거둔 김연아가 이끌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아예 김연아와 똑같은 곡을 고른 선수도 있다. 키리 바가(미국)는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배경곡으로 ‘죽음의 무도’를 골랐고, 케이트 샤르본느(미국)는 프리 프로그램에 ‘세헤라자데’를 선곡했다. 강렬한 느낌의 음악을 골랐다고 해서 모두 김연아처럼 성공하는 건 아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지희 부회장은 “심사위원들끼리 모인 자리에서는 ‘음악에 속아 넘어가지 말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연아의 경우 기술과 예술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 점수가 높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강한 음악을 선곡한 선수들이 음악에 의존해 손·몸동작에만 신경을 쓴다면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결국 점수를 가르는 건 정교한 풋워크(스케이팅 기술)다. 기본에 충실해야 고득점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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