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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내년 시행 … 흔들지 말라”

임태희 노동부 장관(왼쪽)이 5일 한국노총회관을 찾아 한국노총 임원들과의 대화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연합뉴스]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5일 오전 신임 인사차 한국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했다. 임 장관은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관련, “내년 시행 자체를 뒤흔드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한국노총 간부들에게 “대화를 하더라도 책임질 부분을 인정하며 진정성을 가지고 하라”며 비판했고, 경총에는 “(시행을 위한) 행동이 따라야 할 것”이라며 선도적 역할을 주문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사 자율을 내세워 시행을 내년 이후로 또다시 미루거나 시행해도 효과가 없을 정도로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려는 담합 행위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라고 말했다.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노사문화 선진화를 위해 시행하기로 했으나 13년 동안 세 차례 연기됐다. 법률을 개정하지 않고 이대로 가면 내년 1월 시행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날 오전 10시 한국노총 대회의실. 임 장관과 마주 앉자마자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금 노동부 정책은 노동자를 투쟁의 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는 입맛에 맞는 교수의 자문을 받아 복수노조와 전임자 문제를 추진하려 한다”며 “이는 노조 말살정책이며 합리적 노동운동의 막을 내리게 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장 위원장은 “처음에 (장관에) 내정됐을 때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일련의 발언을 보면 기존의 입장을 180도 바꿔 우려가 앞선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을 맡고 있던 올해 초까지 한국노총과 각종 정책을 협의했다.

이어 한국노총 양정주 대외협력본부장은 “한국노총과 동지적 관계를 유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장관은 “장 위원장의 취지는 이해한다”며 “우리 노동문화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고려할 때 후진적이며, 이를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건강한 노사문화와 선진화를 위해 가야 할 길”이라며 “13년간 제자리 뛰기만 해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했다.

임 장관은 이어 경총을 방문했다. 경총 이수영 회장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내년 한국 개최를 앞두고 법과 관습을 선진국에 맞게 고쳐야 하는 시점에 임 장관의 부임은 시의적절하고 숨은 보배가 왔다”며 환대했다. 그러나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복수노조·전임자 문제를 시행하려는 정부 방안이 완벽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 장관은 이에 대해 “내년에 시행하는 것 자체를 뒤흔드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행을 전제로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특히 “경제계에 부탁할 일이 있으면 가감 없이 부탁하고, 정부도 해야 할 일은 책임 있게 할 것”이라며 “복수노조·전임자 문제가 제도로만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경제계의) 행동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 임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 정부와 한나라당의 불협화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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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