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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전 김정일도 당 조직 간부였다

김정일(67)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25)이 당 조직 관련 부서 간부로 재직 중이라고 정부 당국이 파악한 내용은 평양 권력 핵심부에서 후계수업이 상당히 진척됐음을 보여준다. 북한 체제에서 조직사업은 인사 등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중의 핵심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의 조직 담당 비서를 겸하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 자리에 정은을 앉혀 제왕학을 가르치고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김정은의 행적과 관련해서는 ‘국방위원회 지도원’ 근무설 등 미확인 정보와 추측성 보도가 많았다. 우리 정부의 관계당국이 김정은의 현재 직위나 신상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계자로 내정하는 단계를 지나 공식화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영명한 김정은 대장 동지’란 호칭과 함께 김정일이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사용했던 ‘친애하는’이란 수식어도 쓰이기 시작했다. 자료를 입수한 국회 외통위 윤상현(한나라당) 의원은 “찬양 가요 보급 등 김정은에 대한 선전교육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런 정황은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 8월 김일성 생가인 평양 만경대를 방문한 남측 민간단체 관계자는 북한 해설원이 김정은에 대해 “장군님(김정일을 지칭)의 풍모를 가장 빼어닮은 분”이라고 설명한 일이 있다고 전했다. 또 통일부는 최근 귀순한 탈북자들로부터 북한 당국이 강사와 제3방송(유선방송)을 활용해 ‘김정은이란 분이 장군님의 후계자가 될 것’이란 교양사업을 최말단인 인민반 단위까지 마쳤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원산에서 대만인 방북객에 의해 촬영된 9월 18일자 벽보에는 김정은의 이름을 붉은색으로 부각시킨 게 드러난다”며 “이는 정은이 이미 후계 지위를 상당히 확보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달 10일 후계문제에 대해 “현 시점에서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은 지나친 부각을 막으려는 연막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노동당 전문부서에 그동안 없던 부국장급 직책이 신설됐거나 김정은이 군부 내 당사업을 책임지고 있을 가능성도 거론한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은 4월 개정된 헌법에 새로 등장한 선군사상을 계승해야 할 후계자”라며 “군내 당 관련 업무를 책임진 총정치국에서 조직 담당 부국장으로 일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관계 당국이 ‘당 조직지도부’ 등으로 못 박지 않고 조직 관련 부서라고 에둘러 표현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란 분석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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