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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힘 받는 금융사 M&A ‘실탄’ 모으기 나선 금융권

금융위기로 식어버렸던 ‘금융사 인수·합병(M&A) 냄비’에서 다시 김이 피어오르고 있다. 은행에선 외환은행, 증권사로는 푸르덴셜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왔다. 우리금융지주의 매각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KB금융지주에 이어 하나금융지주가 유상증자를 통해 실탄 마련에 나섰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칸서스자산운용과 5일 금호생명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한 달 내에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 금액 등 투자조건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4000억원 안팎에서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M&A의 분위기는 무르익은 셈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금융위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형 M&A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푸르덴셜증권 매각=미국의 푸르덴셜 파이낸셜 그룹은 국내 자회사인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푸르덴셜자산운용을 매각한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푸르덴셜 그룹은 조만간 인수 후보 업체들에 매각제안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2004년 2월 옛 현투증권과 현대투자신탁운용이 푸르덴셜에 인수된 지 5년여 만에 푸르덴셜증권과 푸르덴셜자산운용이 매물로 나온 것이다.

푸르덴셜증권 이재환 기업홍보 담당 상무는 “그룹 측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본업인 생명보험과 자산운용업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증권의 자기자본은 4200억원이며, 인수가격은 적어도 6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푸르덴셜증권은 2008사업연도에 1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임직원 880여 명에 75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푸르덴셜증권 인수에는 4∼5곳이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KB금융지주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29일 KB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 취임식에서 “그룹 시너지 창출을 위해 M&A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업종의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는 롯데와 한화도 푸르덴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 유상증자=하나금융지주는 5일 조회공시를 통해 “주주가치의 훼손이 없는 범위 내에서 자본계획의 일환으로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이 유상증자를 하는 목적은 은행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자본확충과 M&A용 자금 마련으로 요약된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본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게 하나금융 측의 설명”이라며 “그러나 회사 내부적으로는 M&A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M&A에 나선다면 대상은 우리금융이나 외환은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외환은행보다는 우리금융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크다”며 “증자를 통해 우리금융의 일부 지분을 인수하고 나머지는 주식교환 형태로 합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때마침 정부도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연내에 우리금융의 소수지분(23%)을 매각하고, 나머지는 금융시장의 상황을 봐가며 매각할 방침이다. 주식교환이 아니더라도 하나금융이 소수지분을 사들인다면 향후 우리금융 인수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은행 M&A에 부정적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위기의 불씨가 아직 살아 있다”며 “은행은 내실경영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은행 M&A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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