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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86> 의료 영상진단기

그림은 1895년 11월,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이 X선을 이용해 부인의 손을 찍는 모습. 오른쪽은 인류최초의 인체골격 X선 사진.
인간의 몸속을 투명한 유리병처럼 들여다볼 수 있을까. 의료 영상 진단 기기의 발전을 보면 이러한 꿈도 머지 않았음을 실감한다. 자신이 발견한 X선에 의해 손뼈가 드러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독일의 물리학자 뢴트겐. 그로부터 110여 년이 지난 요즘 첨단 영상진단 장비는 의료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정도로 발전했다. 미세한 암조직을 잡아내는 것은 물론 암의 전이를 추적하고, 생각과 심리까지 영상으로 잡아내는 수사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CT 심장·폐, 초음파 췌장·자궁, MRI 뇌·척추, PET 전이암 잘 잡아내요

고종관 기자



CT 1895년 발견된 X선, 컴퓨터 입체 영상으로 진화



1895년 11월 8일은 영상의학의 기념비적인 날이다. 빌헬름 뢴트겐이 미지의 X선을 찾아내 사람의 몸을 열어보지 않고도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영상 진단 시대의 막을 열었다. 뢴트겐은 이 미지의 빛이 검은색 마분지를 뚫고 나가 형광 스크린에 비친다는 사실에 놀랐다. 급기야 부인의 손에 광선을 쪼인 그는 뼈가 선명히 인화된 장면을 보고 다시 한번 경악했다. 인류 최초의 골격 X선 사진은 이렇게 탄생했다. 그에게 첫 번째 노벨 물리학상을 안겨준 이 사진으로 그는 일약 ‘스타급 물리학자’가 됐다.



X선 사진은 컴퓨터와 결합해 컴퓨터 단층촬영(CT)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영상으로 진화했다. 1972년의 일이다. 개발의 주역은 영국의 엔지니어 하운스필드와 남아공 출신의 물리학자인 코맥. 이들은 1979년 웬만한 노벨의학상 10개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인류 건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CT의 원리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X선 기기가 인체를 돌며 X선을 쪼이면 반대편의 검출기가 이를 측정해 컴퓨터로 수치를 계산해 영상화한다. 종래 평면사진에서 5∼10㎜ 간격의 횡단면 영상을 얻어 입체사진의 기원을 이룬 것. 해상도가 뛰어나고, 조직 간의 밀도 차이도 구별할 수 있다. 특히 폐·심장·내장 등과 같이 움직이는 장기를 촬영하는 데 적합하다. 대동맥류와 기도 등 흉부와 간·췌장·신장·위·방광·자궁 등 복부 진단에도 널리 활용된다.



X선 사진이나 CT는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되므로 환자 부담이 적다.



CT는 찍는 속도를 빠르게 하고, 방사선 피폭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최근 선보인 지멘스가 ‘듀얼 소스 CT 소마톰 데피니션 플래시’는 현존하는 CT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사진을 찍어 사람이 숨을 참을 필요가 없을 정도. 심장박동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투여했던 진정제나 베타차단제도 사용하지 않는다. 방사선 피폭량은 기존의 4분의 1 수준이다.



초음파 방사선 없어 산모·태아에 많이 사용



휴대용 초음파. 들고 다니며 영상을 얻어 전송할 수 있다.
박쥐는 초음파를 내고 돌아오는 반사파로 곤충의 위치를 파악한다. 반사파를 두뇌에서 3차원적 화면으로 구성해 주변의 물체를 입체적으로 확인한다. 해상력은 1㎜ 단위까지도 정확하다. 의료에 활용하는 3차원 초음파 영상탐지기도 다르지 않다.



2차 세계대전 때 초음파는 무기 생산업자들이 제품의 결함을 파악하는 용도로 활용했다. 이후 전쟁이 끝나자 의학기술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초음파 영상은 사람이 들을 수 없는 고주파의 음파를 인체 내부로 보낸 뒤 조직에서 반사되는 음파를 영상으로 구현한다. 초음파 장비는 소리에 의존하는 청진기와는 달리 몸속의 상태를 영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미래의 청진기’라는 애칭이 붙어 있다. 활용 분야는 간·췌장 등 상복부 장기나 자궁·난소·전립선 등 골반강의 장기, 그리고 갑상선·유방·심장 등에 두루 쓰인다. 심혈관 질환이나 복부 질환에도 응용된다.



가장 큰 장점은 방사선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산모와 태아의 건강 진단에 많이 활용된다. 반면 초음파는 공기를 전혀 투과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공기가 차 있는 위장관이나 폐를 검사하는 데 부적절하다. 또 지방층을 잘 투과하지 못해 비만이 심하면 좋은 영상을 얻기 어렵다. 뼈도 투과하지 못한다. 척추나 관절 질환에 이용하지 않는 이유다.



검사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적게는 3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2013년부터 보험이 적용된다.



최근엔 포켓에 들어갈 정도로 작고 가벼운 초음파 기기도 등장했다. ‘아쿠손 P10’이란 장비는 무게가 720g밖에 되지 않아 구급차 또는 헬리콥터 등 이동 중에도 휴대할 수 있다.



MRI 몸속 수분 이용 … 뇌 반응 살피는 f-MRI도 개발



MRI는 수소원자 핵에 강한 자기장이 걸리면 핵이 공명을 일으키며 움직이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론을 발견한 사람은 펠리스 블로흐 박사와 에드워드 밀스 퍼셀 박사. 이들은 1946년에 이론을 발견해 52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후 폴 로터버 박사와 피터 맨스필드 박사가 의학에 접목시켜 73년 오늘날의 MRI가 선보였다. 이들 역시 질병진단 및 인류생명 연장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인체는 3분의 2가 물이다. 물은 산소와 수소원자로 구성되며 신체 부위에 따라서 분포가 조금씩 다르다. 거대한 원형 자석에 환자가 누우면 강력한 자기장을 걸어 원자핵의 이동을 추적해 영상을 만들어낸다. 수㎜ 크기의 이상 병변도 감지해낼 정도로 뛰어난 해상력을 자랑한다.



MRI는 물이 많은 부위에 적합하다. 인체의 연부조직에서 발생하는 뇌졸중·유방암·간암·난소암·자궁경부암 등이다. 또 디스크 등 척추질환, 뇌 속의 미세한 혈관까지 보여준다. 뇌출혈 등 다양한 뇌 관련 질환에 두루 쓰이는 이유다.



검사시간은 30분 정도. MRI 검사는 뇌질환 등에서 타 진단기기보다 진단적 가치가 유용할 경우에만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척추·관절질환에는 내년부터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MRI 진단을 받는 환자는 원형 자석 안에 들어가야 한다. 따라서 씨름선수와 같이 체구가 큰 환자들은 이용하기가 불편했다. 그러나 최근엔 내부 공간의 크기를 70㎝까지 넓힌 마그네톰 베리오라는 제품도 나왔다.



MRI를 기반기술로 해 뇌과학 연구에 새 기원을 연 것이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다. 도파민 등 뇌신경 전달물질의 산소 소모량의 영향으로 증가 또는 감소하는 혈류량과 흐름을 감지한다. 인간의 의식과 감정 변화에 따른 두뇌 반응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정신분열증 환자와 선천성 뇌질환 환자의 감각운동 기능도 규명했다. 과학자들은 f-MRI의 기능을 높이면 치매 등 퇴행성 질환과 정신분열증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PET 조장희 박사가 이론 세워 … 약 효능까지 추적



새 시대를 여는 영상 진단 장비는 양성자 방출 단층촬영장치(PET)다. PET 이론은 1975년 우리나라 조장희 박사에 의해 체계화됐다. PET는 체내에서 특정 물질(방사성 동위원소)이 이동하는 것을 추적해 영상화한다. 예컨대 뇌에 암이 전이됐다면 암을 추적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집어넣어 암 덩어리의 형태를 그려낸다. 또 이 원리를 이용하면 약을 먹었을 때 약성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 수 있다.



기계당 30억원이 넘는 고가 장비인 PET는 1회 검사 비용만 90만∼120만원에 달한다. PET 검사를 받으려면 먼저 6시간 금식 후 방사성 동위원소 물질인 FDG를 주사한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사용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는 극미량인 데다 반감기가 110분으로 매우 짧아 체내에서 금세 소멸된다.



PET는 CT나 MRI와 달리 전이암이나 여러 부위에 동시다발로 생긴 암을 한꺼번에 찾아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악성림프종과 피부암(악성흑색종)·폐암·유방암·뇌종양·식도암·갑상선암을 정밀하게 찾아낸다. 암의 전이 등 시간을 다투는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현대 진단의학에서 MRI와 함께 양대 축을 이룬다.



하지만 한국인에게 흔한 위암과 대장암·간암·콩팥암·방광암의 경우 50% 내외로 진단율이 떨어진다.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조장희 박사 팀은 자기장을 이용하는 MRI와 PET를 결합한 진단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MRI는 자유자재로 단면을 얻어내고, 해상력이 PET에 비해 뛰어나다. 이른바 퓨전 영상이다. 이 두 장비를 붙이면 인간의 정서적 변화(음악·미술·명상 등 효과)에 대한 뇌연구, 약물 생체실험, 눈으로 볼 수 없는 각종 뇌질환의 규명 등 다양한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자장의 세기가 가장 센 7.0T(테슬라:자장 세기의 단위로 1테슬라는 1만 가우스. 지구 자장은 0.2가우스)의 MRI(0.2㎜ 해상도)와 2㎜ 해상도의 PET 영상을 통합하면 인체는 물론 뇌 과학을 위한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기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상진단검사는 상호보완적임. 초음파 검사로 간암이 진단돼도 CT·MRI·혈관촬영을 병행한다. 병을 찾는 것뿐 아니라 치료를 하기 위해 병변의 확산, 림프절 전이, 혈관의 분포도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또 의사들은 한 가지 검사로 진단이 애매할 경우 오진율을 줄이고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해 다른 검사를 병행한다.  



도움말·자료

강남세브란스 영상의학과 정태섭 교수

가천의대뇌과학연구소 김영보 교수

지멘스 헬스케어



뉴스 클립에 나온 내용은 조인스닷컴(www.joins.com)과 위키(wiki) 기반의 온라인 백과사전 ‘오픈토리’(www.opentory.com)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세요? e-메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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