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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늘어나는 아동 성폭행 … 붙잡아도 처벌 어렵다

나영이 사건을 계기로 현재의 형사 사법 시스템을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동 성폭력 사건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법적 판단이 국민의 법 감정과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을 짚어봤다.



‘나영이 사건’으로 본 사법 시스템 문제점

◆수사 단계=경찰청 범죄통계를 보면 12세 이하 성폭행 피해자는 2005년 116명, 2007년 136명, 2007년 180명, 2008년 255명 등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범인을 붙잡아도 처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검찰이 수사한 아동 성폭력 사범(5948명) 중 42%(2501명)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처럼 불기소율이 높은 이유는 성폭행 피해 아동의 진술이 증거로 채택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피해 아동은 나이가 어릴수록, 진술을 거듭할수록 일관성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나영이 사건의 수사·재판 과정에서 조씨가 자신의 범행을 계속 부인했던 것도 이러한 맹점 때문이었다. 미국의 경우 아동 성폭행 사건이 접수되면 ‘아동 후견 센터’를 중심으로 전문가 팀이 구성된다. 전문가가 피해 아동과 친밀도를 높인 뒤 아동의 진술을 분석하고, 인형이나 컴퓨터 등을 동원해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도록 증거를 수집한다.



◆재판 단계=나영이 사건에서 1심 법원은 조씨가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범행한 점을 감경 사유로 고려해 징역 12년형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12년형과 전자발찌 부착 7년 및 신상정보공개 5년 명령을 확정했다. 당초 무기징역을 구형했던 검찰도 1심 재판 후 항소를 하지 않았다. 법원의 선고 형량이 적정하다고 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법률가들이 생각하는 산술적인 형량과 국민이 원하는 처벌 수위 사이에 큰 거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형법(301조)은 강간 등 상해·치상의 죄에 대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4월 13세 미만 강간상해죄의 양형(형량 결정) 기준을 징역 7~11년(가중처벌 시)으로 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13세 미만 대상 강간범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실형을 권고하는 등 엄정한 형량 범위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형사정책연구원 김은경 박사는 “현재의 형사사법 구조로는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생명이나 신체 등을 해치는 사건에 대해서는 피해자 진술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양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국회 입법=국회의 경우 아동 성폭행과 관련한 입법안 마련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은 지난 3월 피해아동이 성년에 이를 때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심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6개월째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김 의원 측은 “법안 발의 후 입법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동 성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높이는 작업과 함께 교정 시스템 개선도 시급하다.





김승현·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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