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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예술 후원, 현대에도 중요”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토머스 캠벨(47·사진) 관장이 한국에 왔다. 중국을 방문한 직후다. 이번 방문 목적은 동아시아에서 ‘미술품 제작의 컨텍스트(the context of art production)’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1995년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일하기 시작한 캠벨은 99년 헨리 8세 시대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논문으로 런던 코톨드 인스티튜트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자풍인 캠벨은 2002년 대규모 태피스트리(tapestry) 전시회를 성공시켜 기획 능력을 인정받았다. 태피스트리는 여러 가지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장식용 직물 작품을 말한다. 캠벨 관장을 30일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토머스 캠벨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장

-9대 관장으로 선정된 직후 “캔디 가게에 들어온 꼬마,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어떤가.
“매일매일이 새로운 도전이다. 하지만 매우 편안하게 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관장으로서 최대 목표는.
“관람객들이 보다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우려고 한다. 그들은 박물관에서 영감을 얻고 새로운 도전을 발견하고 흥미를 느껴야 한다. 하지만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엄청난 규모이기 때문에 방문객들은 혼란스러워하거나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미술사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으면 특히 그렇다. 안내판이나 다국어 음성 안내와 같이 사소하게 보이는 것들을 개선해도 관람객들은 전시품을 보다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의 발달이 잡지나 신문 매체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박물관은 어떤가.
“9·11 테러 이후 관람객 수가 약간 줄었다가 이내 회복됐다. 매해 관람객 수는 500만 명에 달한다. 인터넷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 관계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과 소통할 수 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 관람객의 40%는 방문 전에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얻는다.”

-학자로서도 성공했는데 30분 단위로 스케줄이 짜여 있다고 들었다. 관장 일과 학술 활동을 함께 지속할 수 있을까.
“관장 취임으로 집필을 중단해야 했다. 언젠가 연구를 재개할 수 있기 바란다. 아마도 2년은 박물관 운영에 전념해야 할 것 같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직원 수가 2200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이다. 스케줄 압박이 크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아시아 미술품의 비중이 커지나.
“메트로폴리탄박물관처럼 세계의 모든 문화와 지역을 백과사전처럼 포괄하는 박물관은 극소수다. 우리가 소장한 아시아 미술품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세계적이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뉴욕에서 최고의 관광 명소이며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래서 방문객 중 뉴욕에 살고 있는 아시아인이나 아시아인 관광객의 비중이 크다. 그러나 현지인도 아시아 미술에 대해 세련된 이해를 하고 있다. 아시아 문화에 대한 다양한 욕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아시아 각 지역이 이룩한 미술사적 성과를 반영하기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전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헨리 8세 시대의 미술과 문화에 대한 역저를 저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위대한 미술은 위대한 제왕의 치세 기간에 탄생하는가.
“다양한 형태의 미술이 다양한 상황 속에서 융성한다.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헨리 8세나 루이 14세처럼 막강한 재력의 군주들이 지극히 야심적인 미술 프로젝트를 후원한 것은 사실이다. 그들은 미술을 프로파간다의 수단으로 이용했다. 그러나 미술은 현대 민주사회에서도 번성한다.”

- 태피스트리를 어떻게 프로파간다의 수단으로 사용했는가.
“태피스트리가 번창한 시대에는 TV도 없었고 대량 인쇄도 없었다. 이미지라는 게 흔하지 않던 시절이다. 그림도 사이즈가 작았다. 태피스트리 작품은 작업에 오랜 시간과 엄청난 비용이 들었으나 대형 사이즈로 만들 수 있었다. 군주들은 태피스트리 작품에서 자신들을 영웅적인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재력을 과시했다.”

-미술에 좀 더 우호적이거나 그렇지 않은 미국 대통령이 있는가.
“미술과 상대적으로 가깝거나 먼 사례가 발견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두 가지 이유에서 미술을 적극 후원하겠다고 공언했다. 한 가지는 미술이 ‘경제적인 자극’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한 미술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개선하는 데 중요한 도구라고 믿고 있다. 최근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는 우리 박물관의 미국관(American Wing) 개장(改裝) 행사에 참석했다. 미셸은 백악관이 미술을 후원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다.”

-군주정 시대처럼 민주사회에서도 ‘대통령의 후원(presidential patronage)’이 중요한가.
“그렇다. 물론 대통령이 미술품 제작을 의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정부는 재정 지원이나 문화 관련 입법을 통해 미술을 후원할 수 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재원은 주로 모금 활동이나 기부금으로 충당된다. 정부는 박물관 등 문화기관에 대한 국민의 인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식의 골자는 박물관은 과거와 오늘의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번 미국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나.
“나는 영국 시민이라 투표권이 없다. 그러나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행정부가 추진하는 아이디어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 아름다운 한국 미술품을 탄생시킨 한국 문화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운 이번 방문은 매우 즐거웠다.”

-다시 태어나도 큐레이터의 길을 걸을 것인가.
“그렇다. 세계에서 제일 멋진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달라질 게 있다면 학부에서는 영문학이 아니라 역사학을 전공하는 것이다. 역사학은 다양한 학문의 기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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