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늘 웃음 떠나지 않는 얼굴, 술보다 차 즐겨

앞줄 왼쪽부터 김명호 성공회대 교수, 둥슈이 여사, 이양수 기자, 왕후이 교수.
왕후이 교수는 소탈하고 쾌활했다. 지난달 13일 오후 4시부터 3시간 동안 인터뷰를 겸한 저녁식사를 하면서 인간미가 넘쳤다. 그는 중국 요리부터 TV 드라마, 한국 역사·인물, 국제정치까지 다양한 화제를 거침 없이 풀어나갔다. 자기 견해를 말할 때는 논리적이었다. 테이블에는 52도짜리 바이지우(白酒)가 한 병 올라왔지만 두세 잔만 마셨다. “술 중에서 중국 술이 제일 좋은 것 같다”고 말했지만 술보다 차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3시간 인터뷰에서 드러난 인간적 면모

그는 “일요일이어서 집에서 책을 읽다 나왔다”고 말했다. 요리 중 하나인 석반어(쥐노래미) 찜을 보고선 “창장(長江) 유역 사람들이 많이 먹는데 어떻게 이런 걸 골랐느냐”고 물었다. 사실 이날 메뉴는 왕 교수와 친남매처럼 가까운 둥슈위(董秀玉·68·三聯서점 총경리 겸 총편집인 역임) 여사가 고른 것이었다.

대화 중간엔 한국 TV드라마 ‘대장금’과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끈 ‘촨관둥(
)’을 주제로 전통문화와 민족주의를 얘기했다. 촨관둥은 청(淸) 말기에 대기근을 피해 봉금(封禁) 지역인 동북 지역으로 이주한 산둥 사람들의 애환을 그린 드라마다. 왕 교수는 “이 드라마를 보고 정말 많이 배웠다”며 “현대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민족이동을 좀 더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만주 점령 뒤 현지인의 땅을 어떻게 빼앗았는지, 중국과 한·일·몽골 간 관계가 어땠는지 잘 묘사돼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민족이동을 주제로 하는 드라마를 촬영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농담을 던졌다.

왕 교수는 북한 정세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보는 시각, 한국에서의 통일 논의 등에도 관심을 보였다. 북한을 방문한 경험이 없다는 그는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의 정치지도자에 대한 지식도 상당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선 “자신의 인생역정과 국가·사회 상황을 연결시켜 정치적인 카리스마를 만들 줄 아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한국 사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많이 바뀐 것도 잘 알고 있었다.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한 얘기도 많았다.

그는 한국의 단결력을 일본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기자가 “한국에선 일본을 배우자고 한다”고 말하자 “과거 20년 동안 일본도 많이 변했다. 도쿄 같은 대도시의 젊은이들은 아주 개인주의적이다. 한국은 스승과 제자, 동창 관계가 끈끈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서울 한복판에 미군기지가 있다는 사실에는 비판적인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미군기지가 도시 한복판에 있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흔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미국·일본·독일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교류한 학자들과의 일화도 곁들였다. 한국에 왔을 때 용산 전쟁박물관을 방문해 몇몇 중국 사람의 이름이 틀린 게 있어 지적해준 경험도 얘기했다. “기념관 직원이 ‘어떻게 아느냐’고 묻기에 ‘당연히 알지요’라고 대답했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그는 “내가 아는 지식은 전쟁기념관에 있는 것과 반대쪽이지만 1945년부터 48년 사이의 역사가 거의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태그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