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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도는 돈의 양 파악해 물가 상승 감시

명절이 되면 빳빳한 새 돈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대개 부모님이나 자녀들에게 용돈으로 주기 위해서다.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장만하거나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주기 위해서도 현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명절 때마다 시중에 현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가늠해 각 은행을 통해 공급한다. 올해도 추석을 앞두고 한은 금고에서 지게차로 현금을 나르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돈이 보이는 경제 지표 - M1·M2·Lf·L

돈은 적어도 탈이고, 많아도 탈이다. 개인으로야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나라 전체로 보면 얘기가 다르다. 돈이 지나치게 많이 풀리면 물건값이 크게 올라 인플레의 원인이 된다. 각국 중앙은행이 돈의 양, 즉 통화량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흔히 돈이라고 하면 현금만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은행에 맡겨 놓은 예금도 원하면 언제든지 찾아 쓸 수 있기 때문에 현금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 시중에 돈이 얼마나 풀렸는지 알려면 은행 예금 등 각종 금융상품을 포함해야 한다. 문제는 금융상품의 어디까지를 통화량에 포함시키고, 어디서부터 제외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또 한 가지 기준만으로는 통화량의 복잡한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각국 중앙은행은 여러 가지 통화지표를 개발해 필요에 따라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선 M1(협의통화), M2(광의통화)와 Lf(금융기관 유동성), L(광의 유동성)의 네 단계의 통화지표를 쓰고 있다.

우선 M1은 현금과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구성된다. 상거래에서 주고받는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화폐의 기능에 초점을 맞춘 지표다. 7월 말 기준으로 현금은 총 25조4000억원이고, 수시입출금식 예금의 잔액은 332조5000억원이다.

M2는 M1에 만기 2년 이하의 금융상품을 더한 것이다. 은행 예·적금과 실적배당형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포함하며, 7월부터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도 추가됐다. 이런 상품은 수시입출금식 예금과 달리 일정 기간 저축이나 투자 목적으로 돈을 굴린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약간의 이자만 포기하면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통화로 본다. 7월 말 현재 M1보다 1149조1000억원이 많은 1507조원을 기록했다.

Lf는 과거 M3라고 불렀던 것이다. M2에 만기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과 생명보험 계약준비금, 증권금융 예수금을 더했다. M2에 비해 만기가 긴 만큼 저축의 성격도 강하지만 필요하면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7월 말 현재 M2보다 431조6000억원 많은 193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는 L이다. 정부와 기업이 발행한 각종 채권과 어음 등이 총망라된다. 한 나라의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전체 유동성의 크기를 재는 지표다. 7월 말 현재 총 2422조500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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