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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무딤이 들판이 추석을 맞이합니다. 고향 떠난 이들이 돌아와 어머니가 차려 준 차지고 기름진 밥상을 받고 행복을 만끽할 겁니다. 누렇게 익어 풍성한 들판은 농부의 노고에 의해 드러납니다. 지금 무딤이 들판이 그렇습니다. 햇빛과 비와 바람, 그리고 농부가 펼친 예술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살아있는 예술입니다. 몬드리안이 그린 기하학 추상화도 이보다 잘날 수는 없습니다. 자연을 살아있는 예술로 승화시킨 것은 농부가 행한 땅에 대한 몸짓입니다.

‘무경(憮耕)’. 한학을 하는 후배가 지어준 제 호입니다. 쑥스러워 잘 쓰지는 않습니다. 마음이 없어진 마음으로 밭을 가는 농부처럼 살라고 지어준 겁니다. 뜻은 알듯 하나 몸이 따라주지 못합니다. 때를 알고 몸이 움직여야 진정한 농사꾼이기에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무르익은 들판을 달군 해가 뒷산으로 넘어가는 늦은 오후입니다. 강바람 부는 언덕에서 저들이 펼친 순수예술을 보며 행복함에 한껏 젖어듭니다. 농사는, 예술은 마음 없는 마음으로 사물을 대할 때 이렇게 드러납니다.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깊은물’ ‘월간중앙’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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