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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굣길 순찰부터 생활지도까지…


지난 11일 분당구 정자동 성남신기초등학교 정문. 연두색 조끼 차림에 샛노란 모자를 쓴 두명의 주부가 눈에 띈다.

언뜻 ‘녹색어머니회’나 학부모 봉사단 쯤으로 여겨진다. 두 사람은 몇 마디 얘기를 나누더니 이내 학교를 빠져나간다. 교통정리하러 가는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다. 횡단보도와 동떨어진 학교 주변 공사현장과 공원, 놀이터 등을 두루 살피는 눈치다. 마치 순찰을 도는 경찰같다. “이런 으슥한 곳에서 뭐하니? 학교 운동장이나 놀이터로 가도록 해.” 인적이 드문 골목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하자 한 주부가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자 아이들이 외친다.“와! 마미캅이다.”

내 자녀는 내가 지킨다
마미캅은 아동범죄 예방을 위해 경기지방경찰청이 경기지역 초등학교 학부모들과 함께 구성한 단체다. 지난해 4월 30일, 발대식을 치른 후 본격 활동에 나섰다. 이들의 역할은 아이들의 하교길을 지키는 것. 어린이 대상 범죄가 잦은 학교 주변 통학로를 주기적으로 순찰한다. 9월 현재 977개교 3만5189명이 마미캅으로 활동 중이다. 이 중 분당은 29개교 1203명이 서현·금곡·야탑 등 3개지구대로 나뉘어 있다.

분당지역 지구대의 총대장을 맡고 있는 허미경(41·분당구 정자동)씨는 “모든 학교의 하교길 안전을 경찰력 만으로 감당하기란 역부족”이라며 “마미캅 때문에 순찰인력이 늘어나 많은 학부모들의 근심을 크게 덜어 주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남양주시에 납치당할 뻔했던 여중생이 마미캅 주부에 의해 위기를 모면한 사례도 있다.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는 생각이 확산되면서 마미캅을 지원하는 부모들도 점점 늘고 있다. 성남신기초등학교의 경우 지난해 38명에서 올해는 150여명으로 1년 만에 4배 가까이로 늘었다.

어머니들이 아동범죄에 직접 맞선다는 것이 위험하진 않을까? 허씨는 “마미캅은 경찰청과 연계돼 있는 범죄예방 단체”라며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면 우선 가까운 지구대로 연락하도록 교육받는다”고 말했다. 또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성남시 자원봉사센터가 상해보험을 들어주고 있다는 것.

자녀와 한 발짝 더 가까워져
마미캅의 임무는 ‘하교길 순찰’에 멈추지 않는다.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부모나 교사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의 안전과 생활지도까지 담당한다. 순찰 중 다툼이 있는 아이들을 정리하는 것은 물론 학교주변의 각종 유해환경까지 체크한다. 김은희(37·분당구 정자동)씨는 “문구점의 불량식품 단속부터 주변 놀이터의 망가진 기구 적발 및 개선 권고도 우리의 몫”이라며 “자녀 안전에 관한 한 마미캅의 날카로운 관찰력은 독수리의 눈을 무색게 한다”고 자랑했다.

마미캅 활동은 자녀와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부터 활동해 온 김옥선(42·분당구 정자동)씨는 “예전엔 딸의 행동이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어 나무라는 일이 많았는데 이 일을 하면서 아이들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알게됐다”고 전했다.

마미캅은 매년 3월 새학기 시작과 함께 새로운 기수를 모집한다. 학교에서 보내는 안내문을 읽고 신청하면 발대식을 거쳐 활동에 나서게 된다.

[사진설명]신기초등학교 학부모 김은희·김옥선씨(왼쪽부터)는 “마미캅 활동으로 자녀의 안전문제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고 말했다.

< 이유림 기자 tamaro@joongang.co.kr >
<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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