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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희의 스토리가 있는 명품<16·끝> 컨버스

“엄마, 잠깐만!” 외출을 준비하던 초등학교 6학년 아들 녀석이 방으로 달려간다. 방에서 들고 나온 것은 운동화 박스다. 그렇게 갖고 싶다던 컨버스 올스타를 손에 넣은 날부터 아들은 운동화를 박스에 고이 모셔두기만 했다. 신지도 않을 거면서 왜 샀냐고 물으니 "너무 아까워서…"란다.

외출하고 집에 돌아온 후에도 아들의 특별한 컨버스 사랑은 계속됐다. 신발에 묻은 먼지를 ‘탁탁’ 털어내더니 다시 박스에 담아 방으로 안고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후배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반응이 재밌다. “당연하죠! 저도 핑크색 컨버스를 처음 산 날 너무 좋아서 안고 잔 걸요.”

날씬하고 심플하게 빠진 디자인의 컨버스는 오히려 블랙 캐주얼 정장에 신어주면 하이힐보다 더 감각 있는 패션 아이템이 된다. 너무 심플해서 개성이 없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신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게 표현된다. 커스틴 더스트가 편안한 클래식 캐주얼에 매치한 컨버스는 자신감 넘치는 고급 아메리칸 패션문화를 느끼게 하고 영화 ‘트레인스포팅’의 이완맥그리거의 컨버스는 영화만큼이나 반항적이고 거친 개성을 표현해준다. 발하나로 세계를 평정한 베컴의 컨버스에서는 섹시함이 느껴진다. 무대 위에서 점프하는 서태지의 컨버스는 영원히 늙지 않는 젊음과 에너지를 말해준다. 신는 사람의 개성을 잘 표현해주는 특별한 힘이 컨버스에는 있다. 3만원대면 살 수 있는 저렴한 운동화를 명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지난해 컨버스는 탄생 100주년을 맞이했다. 유행에 따라 디자인이 변하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실용’하나만으로 한 세기를 이어왔으며, 전세계 180여개국에서 10억 켤레 이상을 판매한 베스트셀러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판매된 신발, 농구 코트를 밟은 첫 번째 농구화 등. 컨버스는 진정한 젊음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난 언제까지 컨버스가 어울릴까? 컨버스에서 다른 운동화로 갈아 신어야 하는 그 순간이 바로 나이 들었음을 인정해야하는 때가 아닐까 싶다. 그래도 아직은 컨버스가 어울리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아직은 젊다는 징표이니까.

* 이번 회로 ‘유난희의 스토리가 있는 명품’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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