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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목고 시리즈 [3·끝] 공주한일고

특목고 응시자격 지역제한제가 시행되고 있다. 수도권 특목고에 진학할 수 없게 된 천안·아산 중학생들은 충남외고·충남과학고·한일고 등에 더욱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이들 학교의 입시 관련 특집을 차례로 싣는다.

2010학년도 입시에서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공주한일고. 심층면접이 한층 강화돼 당락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포토]
공주한일고 2010년 입시전형
심층면접 영재캠프가 당락 좌우


공주한일고는 2010학년도 전형에서 모집 정원 160명(전국단위 모집 128명) 전체를 입학사정관제로 뽑는다. 개교 이후 줄곧 운영해 온 ‘예비사정관제도’의 틀을 기초로 학업성적이 부족해도 재능이나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적극 발굴한다는 취지다. 예비사정관제는 수험생들의 성적을 미리 받아 사전 가이드를 하는 것으로 합·불 범위를 0.2점까지 줄여 학생들의 대량 탈락을 막았다. 이 때문에 수험생이나 학부모에게는 유익한 제도로 평가 받고 있다.

입학사정관은 서울대·고려대·숙명여대 교수·전임 교장·졸업생 등 모두 55명에 달한다. 내부 사정관은 교장을 포함해 5명이며 면접에는 전 교직원이 모두 참여한다.

2010학년도 모집 분야는 교과성적우수자(75명), 재능우수자(30명), 지역균형(32명), 농어촌(8명), 기회균형(5명), 모범 청소년(5명), 글로컬·국제중(5명) 등 7개로 나뉜다. 각 전형분야에 따라 성적기준이 다르다. 예를 들어 봉사활동을 많이 한 학생이라면 모범 청소년에 도전할 수 있고 군·경 자녀라면 기회균형에 응시할 수 있다. 글로컬은 외국에서 거주했던 학생을 뽑는데 기존의 특례입학생 개념이며 영어 면접이 특화된다.

선발방식은 다단계로 치러진다. 1차는 학교생활기록부·자기소개서 등을 토대로 서류 심사를 통해 모집정원의 3배수를 뽑는다. 1차 서류심사에서는 수학능력과 독서능력,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등이 주요 평가대상이다. 성적산출은 국어·수학·사회·과학·영어 과목을 3학년 2학기 성적까지 반영한다. 지난해 내신 평균은 상위 1%였고, 커트라인은 154점(160점 만점)이었다.

서류심사 가산점은 한일고 입시의 특징 중 하나다. 지난해보다 10점이 많은 30점이 배정됐다. 지난해 입시에서 인증부문과 재능부문에 각각 10점씩을 배정하면서 올림피아드 4종목 입상자와 토익 만점자가 탈락한 것에 대한 보완 조치다. 재능과 잠재력에 좀 더 주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올해 공주한일고 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심층면접’을 꼽을 수 있다. 서류심사 통과자를 대상으로 발표·토론·과제해결 등의 방식으로 실력을 평가한다. 입학상담을 통해 사전에 예비지원자들의 역량을 가늠하고 우수인재를 선별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공주한일고 전형에서는 심층면접인 ‘영재캠프’가 당락을 좌우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설된 영재캠프는 전형단계 중 서류심사와 함께 평가 비중이 높은 관문으로 꼽힌다. 제출서류에 나타난 지원자의 실력을 검증하는 동시에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면총괄방식으로 영역별 우수자(특기자)를 선발하는 공주한일고. [중앙포토]
영재캠프는 2단계로 면접을 실시한다. 1단계는 개별면접으로 지원자와 부모가 함께 참석해 지원동기·성장과정·학습태도·가치관 등 인성을 심사 받는다. 영역별로 2점씩 모두 8점이며 입시설명회에 참가한 학생은 2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진로와 미래관을 질문한다. 부모의 교육관도 심사 대상이다.

2단계에서는 집단면접으로 객관성을 확인한다. 6~8명으로 이뤄진 조별로 공동과제를 부여해 문제해결력·창의성·영재성·토론능력·리더십·단체생활적응력을 평가한다. 1박 2일로 치러지며 첫날은 교사 2명, 학생 8명이 참가한 토론을 통해 논거·조정능력·토론 매너·주제 이해도 등이 평가된다. 둘째 날은 KAIST 방식과 비슷한 영재·창의성 검사로 입학사정관에게 전적으로 맡길 계획이다.

한일고 최용희 입학상담실장은 “문제를 풀려면 기본적인 수학·과학 지식이 필요하지만 교과지식을 묻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사고력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KAIST의 선발방식을 일부 도입하고 평가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영재분야 전문가들을 입학사정관으로 모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일고는 이와 함께 논술고사도 치른다. 영재캠프 전형단계를 통과한 지원자(모집정원의 1.5배수)를 대상으로 50분 동안 600자 글쓰기 시험을 치른다.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출제해 지원자의 문장력·논리력·가치관·판단력을 평가한다. 논술은 자신의 주장과 반대논리가 나왔을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본다. 예를 들어 ‘다수결은 민주적인 의사결정방식이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합리적인가 아닌가’를 묻는 식이다. 4대강 사업이나 DDOS 바이러스 같은 시사적인 이슈도 나올 수 있다.

비상교육공부연구소 이지원 연구원은 “심층면접에 대비하려면 수리와 외국어 실력을 키우라”며 “수능형 문제로 사고력을 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 연구원은 “수학올림피아드 같은 고난도 문제보다, 개념과 원리의 다각적인 응용을 요구하는 문제를 많이 접하라”고 조언했다. 외국어 공부에 대해선 독해력의 정확성을 키울 것을 요구했다. 그는 “지문의 주제와 지은이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대한 자기 생각을 말해보는 연습을 해보라”고 말했다.

한편, 공주한일고는 2009학년도 대입에서 졸업정원 대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및 의·치·한의대, 경찰대, KAIST, 포항공대 합격률이 113.38%(복수합격·재수생 인원 포함)에 달했다. 의대·치대·한의대는 52명을 배출해 ‘의대=한일고’라는 공식을 확인시켰다. 한일고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신진호·박정식 기자

공주한일고 김영헌군“입학상담으로 학습·지원전략”

지난해 입시를 치른 공주한일고 1학년 학생들은 ‘내신+심화학습’을 강조했다. 문제해결력·창의성·영재성·수리논리력 등을 평가하는 학교별 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운 개념과 원리를 자신의 응용력으로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주한일고 김영헌(17·사진)군에게 수험 경험을 들어봤다.

김군은 “입학상담이 학습·지원 전략을 짜는데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선발방식에 준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해온 한일고는 예비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입학상담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예비지원자가 교과성적·비교과활동 등 학업자료를 갖고 상담을 요청하면 지난 합격자들의 성적통계와 비교하고 수험전략에 대해 조언해주는 방식이다. 김군은 상담을 통해 알게 된 부족한 학업영역을 보완했다.

입시를 앞둔 중3 때 토플을 치러 비어있던 영어능력인증시험 점수를 채웠다. 그전부터 토플모의시험을 수 차례 본 경험이 있어 어렵지 않게 112점을 받을 수 있었다. 김군은 함께 입학한 친구들의 합격사례도 들려줬다. 한국사·한자 등 자격시험과 논술대회·토론대회의 수상실적이 등급에 따라 평가점수로 반영됐다는 얘기다.

김군은 영어특별전형으로 합격했지만 수학공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수학10-가/나 과정에서 반복되는 중 2~3학년 내용을 찾아 복습했다. 같은 원리지만 난이도와 쓰임새가 달라진 내용을 갖고 심화학습을 한 것이다. 여러 단원에 걸쳐 다각적으로 적용되는 동일한 원리들도 주의 깊게 살펴봤다. 이런 개념들을 노트로 정리해 원리의 다각적인 활용도를 익혔다. “탄탄한 내신은 기본이고 영어와 수학 실력을 높이는 것이 입시뿐 아니라 한일고 수업을 따라가는데도 필요해요.” 김군의 후배들에 대한 마지막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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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