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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병역문제 추궁받자 “전 큰 거짓말은 안 합니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2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 도중 땀을 닦기 위해 안경을 벗고 있다. [안성식 기자]
“저는 큰 거짓말은 안 합니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21일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잇따른 추궁에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자는 세종시 등 정책 문제에 대해서는 학자 출신답게 소신을 굽히지 않고 설득형으로 임했다. 하지만 Y사 회장에게 돈을 받은 경위와 병역 문제 등을 추궁받자 곤혹스러워했다. 정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남의 눈 티끌은 대들보처럼 보면서 제 눈의 티끌은 대들보처럼 보지 못해서 자괴감을 감출 수 없다”며 검증대 위에 선 긴장된 감정을 드러냈다. 간간이 마른 기침도 했다. 그는 쟁점별로 분류해 10여 개의 색인 쪽지를 붙인 답변 자료를 준비해와 의원들의 질문에 대비했다.

세종시 발언에 대한 공격에는 “(내 발언을) 후회하지 않는다”, 인터넷 서점업체 고문 활동 관련 의혹 제기에는 “지나친 확대 해석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버텼다. 야당 의원들이 답변 시간을 주지 않을 때는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의화 위원장이 “의원들의 질의 중간에 끼어드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경고’를 할 정도였다.

청문회장에서는 정 후보자의 마이애미대학 입학 서류에 ‘병역 면제(exempted)’라고 기재된 사실이 지적되면서 영어의 적절한 사용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 후보자가 경제정책을 이야기하던 중 DTI(총부채상환비율)라는 용어를 쓰자 정 위원장은 “영어 이니셜로 쓰는 용어는 쉬운 말로 표현해 달라”고 충고했다.

정 후보자는 병역 문제에 대한 추궁이 이어지자 대학 때 입주 가정교사를 하며 집에 생활비를 댔던 일, 군 입대 영장을 받고 홀어머니 부양을 걱정했던 일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군 장성 출신 장인이 계속 언급되자 “돌아가신 분의 명예에 흠이 가는 말씀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이 수입·지출 문제를 계속 제기하자 “아침에 그 문제를 제기하시고 저녁에 같은 질문을 두 번, 세 번, 네 번 하고 계시다”라고 했다가 이후 “답변하는 중에 예의 바르지 못한 점이 있었다면 용서해 달라”고도 했다. 또 ‘총리 지명을 받기 전 서민 문제를 얼마나 고민했나’라는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의 질문에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았다. “아버지가 서울로 이사 오신 후 초등학교 3학년 때 돌아가셨다. 그때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6년 동안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명절하고 제삿날 빼놓고는 밥을 먹어본 적이 없다. 한번도. 주로 옥수수를 먹었다. 아침에는 옥수수 떡, 저녁에는 옥수수 죽을 먹고 살았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또 “조금 보수적인 분들은 저를 진보라고, 진보적인 분들은 저를 보수라고 한다”며 “저는 바뀌지 않았는데 세상이 바뀌어 비난받는 일이 많지만 저는 누가 뭐래도 중도”라고 이명박 대통령과의 ‘코드 맞추기’ 주장을 일축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필요하다면 대통령께도 할 말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을) 만나 보니 서민정책을 쓰겠다고 해서 좋은 인상을 받고 모시고 일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총리 지명을 수락한 배경도 소개했다.

청문회에선 여야 의원들 간 신경전도 치열했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이 자신의 질의시간을 할애해 정 후보자에게 해명할 시간을 주자 “청문회법 위반”이라고 공격했다. 이 의원은 정 후보자의 제자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정 후보자의 탈세 의혹이 불거지자 “다 탈세로 몰아붙이면 대한민국 99.9%가 탈세자가 된다. 질문하시는 분도 탈세하는 게 된다”고 말했다. 질문자였던 강운태 의원이 “저를 탈세자인 양 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속기록 삭제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해 나 의원이 사과하기도 했다.

청문회에 앞서 민주당과 선진당 소속 충청권 의원들은 세종시가 건설되고 있는 충남 연기군의 주민들과 국회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정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백일현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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