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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중국 60년 <13> 한반도의 봄과 중국의 계산

중국의 많은 북한 전문가는 “중국이 과거와 같이 일방적으로 북한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 중국 관광객이 압록강변 단둥(丹東)의 끊어진 철교 아래에 전시돼 있는 포대에 올라 핸들을 잡아보고 있다. [단둥=김상선 기자]

<이웃 린>  ‘원친불여근린(遠親不如近隣).’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말이다. 한·중 양국이 실현하려는 이상적 관계를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은 만족스럽지 않다. 중국 외교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비중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찾아야 할 해법은 무엇일까.


“중국과 북한 사이의 유일한 공통분모는 사회주의 국가란 점이다. 그러나 사회주의에 대한 이해가 일치하는 건 아니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만난 먼훙화 중앙당교 교수의 말이다. 북한을 보는 중국 싱크탱크들의 시각이 갈라지고 있다. 과거 북한 옹호 일변도에서 이젠 북한 비판도 터져나오고 있다.

위메이화 개혁개방논단 주임과 장롄구이 전 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두 한반도 전문가다. 둘 다 1943년생 동갑내기이고 김일성대학에서 공부했으며 한 아파트 아래위에 살고 있다. 장 교수는 “남북관계 교착은 한국이 햇볕정책을 폐기한 결과가 아니다”며 북한책임론을 주장한다. 반면 위 주임은 “제재한다고 북한이 변하나. 대화가 중요하다”며 북한을 감싼다.

중국공산당과 외교부도 마찬가지다. 사안별로 북한을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식이다. “북한은 기이한 국가다. 그러나 정치학적으로 보면 정상적인 국가다. 따라서 현실적인 각도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스융민 연구원의 말은 과거와 같이 일방적인 북한 지지는 없다는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다.

그렇다면 냉랭해진 중국의 대북 태도가 한·중 관계의 발전으로 이어질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서로를 보는 전략적 비중에 차이가 있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에서 한국과장을 역임한 한 외교관은 “부시가 1년 중 한반도를 생각하는 시간은 보름 정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중국은 어떨까. 중국정법대학 정치학과의 한센둥 교수는 “중요도로 보면 다자관계를 포함한 대국관계가 50~60%, 경제와 에너지를 위한 제3세계와의 관계가 30%, 주변지역은 10% 정도다”고 말한다. 후진타오 주석이 한반도를 생각하는 시간도 한 달 남짓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이 매일 미국과 중국을 고민하며 전략을 짜는 것과는 다르다.

즉 한국의 대중국 의존도는 날로 높아지지만 중국의 대한국 의존도는 중국의 부상에 따라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이게 한국의 대중국 정책의 딜레마다. 딜레마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 따라서 관리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 대중국 정책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 실용적 발상이 필요하다. 스융민 교수는 “한국외교는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나타난다. 이성이 많을 때는 장점이 드러나고, 감성이 많아지면 복잡한 문제가 나타난다”고 말한다. 중국의 한 지한파 교수도 “한국외교는 실용 없는 실용주의 같다. 연못의 고기를 바라만 보지 말고 물러나 그물을 짜라(臨淵羨魚不如退而結網)”고 충고한다. 그 다음엔 중국 위협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민주주의 국가들끼리 전쟁하지 않는다는 ‘민주평화론’으로 인해 한국 내 중국 위협은 과장돼 있다. 위협을 기회로 바꾸려는 다층적인 노력과 상상이 필요하다.

또 한국형 지정학을 만들어야 한다. 한·중 양자 간 이익을 넘어 지역과 국제사회에 도움이 되는 트리플 윈(Triple Win) 전략이 절실하다. 한·중 간에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이슈별로 대응하면 전략과 비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문제의 경중과 완급을 가리는 전략적 태도를 몸에 익혀야 한다. “한국외교의 장점은 명확하다는 것이지만, 단점은 미래를 열어가는 시야가 좁다”고 말하는 먼훙화 교수의 충고도 새겨들을 만하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 leeok@skku.edu,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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