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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교 아카데미 설립 … 국운 여는 ‘실용외교’ 기대

정부가 외교관을 전문으로 육성하는 ‘외교 아카데미’를 설립하기로 확정했다. 2011년에 처음 학생을 모집해 2013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언어·지역·경제·통상·다자 분야 등 외교 분야에 특화된 석사를 양성하는 대학원 과정이다. 이로써 ‘외무고시’를 거쳐야만 외교관이 될 수 있었던 기존의 충원 방식이 이원화되게 됐다. 외무고시 방식이 폐쇄적인 순혈(純血)주의와 엘리트주의의 병폐를 낳는다는 비판이 많은 만큼 새 제도가 외교관의 자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길 기대한다.

우리나라는 인접 국가들에 비해 영토와 인구가 적은 ‘지정학적 약소국’이다. 이 때문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역사적으로 수없는 전화(戰禍)와 핍박을 겪었다. 이 점은 역설적으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특출한 외교 능력’이 필요한 나라임을 말해준다. 역사적으로도 외교력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오히려 국운을 발양한 사례가 적지 않다. 고려 시대 서희 장군은 거란족 요(遼)나라가 침입했을 때 영토를 내주자는 주장에 반대하고 적장과 담판을 통해 옛 고구려 영토였던 압록강 동쪽 6개 주의 땅을 되찾기까지 했다. 현대사에서도 1950년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이승만 대통령의 ‘안보 외교’, 공산권 블록이 무너진 90년대 중국·러시아와 수교하고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성사시킨 ‘북방 외교’ 등은 대한민국의 발전 과정에 기념비적인 외교 사적(事績)들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외교 능력은 국제사회에서 평판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소리도 들리고, ‘자주 외교’ 등 명분에 얽매여 외교정책의 큰 흐름이 오락가락한다는 평도 뒤따른다. 중앙일보는 2년 전 우리의 외교 능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가칭 ‘서희 아카데미’ 설립을 제안했었다(2007년 1월 15일자). 브라질 등 우리와 비슷한 국력을 가졌으면서도 외교력이 높이 평가받는 나라들을 벤치마킹한 결과였다. 외교 아카데미 설립으로 ‘국운을 여는 실용외교’가 만개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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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