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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B의 북핵 ‘일괄타결’ 구상을 환영한다

뉴욕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북핵 문제의 일괄타결 구상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 시간으로 오늘 새벽 미국외교협회(CFR) 등이 공동주최한 오찬 연설에서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 폐기와 대북(對北) 안전보장·경제지원을 맞바꾸는 ‘일괄타결’을 제안했다. 이른바 ‘그랜드 바기닝(Grand Bargaining)’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나온 적절한 구상이라고 본다. 이 제안이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로 가는 일대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이 대통령이 연설에서 밝힌 대로 지난 20년간 북핵 문제는 대화와 긴장 상태를 오가며 진전과 후퇴, 지연을 반복해 왔다. 핵 동결에 합의하고 이를 위해 보상하고, 북한이 다시 이를 어겨 원점으로 회귀하는 전철을 밟는 한 과거의 패턴에서 벗어날 수 없음은 자명하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단계별로 하나씩 주고받는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도 최대한 끊어 팔아 이문을 극대화하는 북한식 ‘살라미 전술’에 농락당해온 과거의 실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사실 하나뿐이다. 가장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것을 동시에 서로 테이블에 올려놓고 한꺼번에 빅딜을 하는 것이다.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에 핵을 개발했다고 하는 북한으로서는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일 것이고, 6자회담의 나머지 참가국들엔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러한 구상을 밝히고,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을 제외한 5자 간 협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한다. 북핵 폐기의 종착점에 대해 확실하게 합의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방안에 관해 5자 간의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바란다면 달리 대안이 없다고 본다.

물론 일괄타결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닐 것이다. 북핵 폐기의 종착점은 당연히 이미 제조한 핵무기와 핵물질의 검증가능한 폐기와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시설의 불가역적 폐기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김정일 위원장의 결단이 전제되지 않는 한 공허한 구상일 뿐이다. 하지만 이미 건강상 문제를 드러냈고, 후계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과연 무엇이 북한의 안전과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길인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핵 보유도 인정받고, 강성대국도 되는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기회를 못 살리면 북한에 미래는 없다. 이 대통령의 말대로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에 나오겠다는데 북한을 적대시할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우선은 5자 간 협의를 통해 ‘그랜드 바기닝’을 위한 ‘통합된 접근법’의 구체적 내용을 만들어 내는 일이 먼저일 것이다. 미국과의 공조도 중요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다음, 양자든 다자든 북한과의 회담에서 일괄타결을 시도하는 것이 순서다. 쉽진 않겠지만 그 길밖에 없다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적극 매달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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