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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남들이 움츠릴 때 독창적으로 치고나가라” 승승장구

‘빅3는 현대·기아차에서 배우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8월 말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해 조립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에서 흔히 보이는 제목이다. 과장섞인 표현이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업계 순위가 잘 변하지 않는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올해 새로 쓰고 있다.

8월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8월 한 달간 6만467대를 팔아, 86년 미국시장 진출 23년 만에 첫 월 6만 대 판매를 달성했다. 기아차도 4만198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침체된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가 선전한 결과 시장점유율도 약진했다. 지난해 두 회사 합쳐 5.4%였지만 올 8월에는 현대차 4.8%, 기아차 3.2%로 합계 8.0%를 기록했다. 미국 자동차 ‘빅3’ 중 크라이슬러를 제치고 미국 시장 6위에 올라섰다. 중국에서도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4월 월 판매 5만 대를 넘어섰고, 5월에 5만487대를 팔아 베이징 현대 창사 이래 최대 판매 기록을 수립했다. 이 기록은 8월에 5만700대를 판매함으로써 다시 깨졌다.

이런 실적이 특히 놀라운 것은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거둔 성과이기 때문이다. 그 바탕에는 위기에 더욱 더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펼친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판매 확대만이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선언했다.

정 회장은 “독창적이고 효과적인 판매확대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가별로 고객이 원하는 사양의 차를 경쟁업체보다 한 발 앞서 개발·공급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황기일수록 고객이 기업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고객 및 딜러의 요구사항을 신속히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연구개발(R&D)·품질 등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는 기본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공격적인 마케팅▶고객 및 시장밀착 경영▶연구개발(R&D) 및 품질 강화로 요약되는 현대차그룹의 불황 타개 전략으로 구체화됐다.

공격적 마케팅

2009년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마케팅 전략은 빛났다. 전략은 공격적이었고, 타이밍은 절묘했다. 세계 경제가 위축되자 글로벌 메이커들이 감산·구조조정 등으로 몸을 움츠리는 순간 거꾸로 치고 나간 것이다.

현대차는 신차 구입 후 1년 내 실직 시 차량을 반납받거나 할부금 일부를 대신 내주는 ‘어슈어런스(Assurance)프로그램’,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차액을 대신 내주는 ‘가스록(Gas Lock) 프로그램’과 같은 미국내 상황을 반영한 마케팅 전략을 경쟁 업체에 비해 한 발 앞서 실시했다. ‘수퍼볼’이나 ‘아카데미 시상식’ 등 효과가 큰 행사에 과감하게 스폰서로 참여했다. 정몽구 회장은 “과거 외환위기 이후의 어려운 상황에서 ‘10년·10만 마일 품질보증’과 같은 획기적인 전략으로 미국시장에서 판매를 크게 증가시킨 바 있다”며 독창적인 판매방안 마련을 강조했다.

고객 밀착 경영

둘째 목표였던 고객·시장에 밀착된 경영도 효과를 봤다. 현대차는 2월 판매 및 마케팅 관련 조직을 대폭 개편했다.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급변하는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국내와 해외를 포괄하는 글로벌 영업본부를 신설하고 마케팅사업부와 영업기획사업부를 각각 신설·확대했다. 기아차도 해외영업본부를 유럽사업부, 미주사업부, 일반지역사업부로 개편하고 지역 실정에 맞는 철저한 현지밀착형 판매 및 마케팅활동을 펼쳤다.

시장에 맞는 전략 차종 개발도 눈에 띈다. 중국시장을 위한 전략 차종으로 개발된 중국형 아반떼 ‘위에둥’은 올해 현대차 중국 내 성장을 이끌었다. 이 차종은 올 1월부터 8월까지 누계 16만 대를 넘겨 팔아,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 차종 중 1위에 올랐다. 인도에서는 소형차 i10이 돋보였다. 매월 1만 대 이상 팔려 인도법인 판매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24일 체코 공장 준공식을 갖는다. 기아차에 이어 현대차도 유럽 역내에서 연구개발에서 판매까지 이어지는 경영체제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최고의 품질

마케팅과 전략 차종 개발은 효과가 컸지만, 이것만으로 갑자기 차가 많이 팔릴 수는 없다. 자동차의 기본,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현대차 그룹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친환경 차량 및 고연비 소형차 개발과 일관제철소 건설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9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품질’은 정몽구 회장 리더십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1998년 현대·기아차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2000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 전문그룹을 출범시킬 때부터 품질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평소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믿고 탈 수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며 그 기본은 품질”이라며 “품질만큼은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다는 각오를 다져달라”고 강조해 왔다. 지난달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과 조지아 기아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정회장은 “최고의 품질 확보와 높은 생산성을 위해서 현장 직원들의 교육을 강화하라”고 말했다.

협력사와 상생

품질 개선 노력은 협력 업체와의 상생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수만 개 부품으로 구성된 완성차의 품질은 부품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이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핵심 경쟁력임을 강조해 왔다.

정몽구 회장도 “부품산업의 세계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라”고 말하는 등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부품 협력업체의 품질 및 기술력 제고를 위해 2011년까지 총 15조원의 자금을 책정해 매년 2조~3조원을 지원하고 있다. 납품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결제하고 협력사의 구매비용을 줄여주기 위한 공동구매도 진행한다. 해외시장에도 함께 진출, 2008년 현재 전 세계 생산거점에 총 254개의 부품업체가 동반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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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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