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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산고의 독특한 독서수업

서울 오산고는 매년 논술로 수능 점수차를 뒤집고 합격하는 학생이 반마다 3명 이상 등장한다. 해마다 교외 독서경시대회에서 40여명이 수상한다. 올해엔 서울시교육청 선정 ‘독서 오거서(五車書) 거점학교’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학교의 독서법은 무엇이 다른지 알아봤다.



개인별 관심 분야·장르 조합 · 책 고르는 법을 먼저 가르쳐

쉬운 책 읽어 독해력 늘리고 비판적 사고 연습

오산고에 입학해서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은‘책 고르는 방법’. 서울대 동서고전 200선, 연세대 추천도서 100선 등 명문 대학에서 추천하는 책 대신 이해하기 쉬운 책 부터 골라 읽게 한다. 명작 또는 고전이어도 어렵고 딱딱한 책 부터 무조건 읽기 시작하면 이해조차 되지않아 책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관심있는 분야(인문·과학·사회)와 장르(소설·수필·시)를 조합하다 보면 보고 싶은 책이 몇 권으로 좁혀진다. 이렇게 고른 책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 부담없이 읽도록 유도한다.



이 학교 김세환(17·2년)군은 “중학교 때는 어려운 책을 무작정 많이 읽어 권수를 늘리려는 욕심이 있었다”며 “고등학교 입학 후엔 한권을 읽어도 내가 관심있는 책을 골라 거기서비판적으로 생각할 부분을 찾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정준교사(국어)는 “고등학교 시절의 잘못된 독서는 시간을 낭비할 뿐 아니라 성적까지 떨어뜨린다”며 “과거의 입시제도에 맞춘 독서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무조건 어려운 책을 골라 ‘학습독서’를 하려는 학생이 많은데 독해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독서로는 성적을 올리지 못한다는 것. “『노자』를 세번이나 독파한 학생이 대학제시문에 등장한 노자 문제를 풀지 못했어요. 안 읽은 것만 못했죠.”



최근 대입 논술시험은 제시문 속에 문제 풀이에 필요한 정보가 다 들어있다. 추출한 정보를 자신의 삶, 또는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유형이 대부분이다. 수능 언어영역도 한정된 시간에 얼마나 정확하고 빨리 제시문을 독해해 그 속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아내느냐가 핵심이다. 이때 잘못된 배경지식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

 

문맥·맥락 파악해 읽고 사회현실 연계도

2·3학년 학생들은 ‘구조독해’법을 배운다. 글의 문맥과 맥락을 파악해 정확하게 읽는 연습이다. 접속사와 문단간 연결을 보고 글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정리해 나간다. 백광현(17·2년)군은 “ 최일도 목사님 자서전에 등장하는 세계관을 정리하고, 사후세계를 다룬 소설 『타나토노트』(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의 주제와 비교하기도 했다”며 “내게 재미있는 책을 골라 심화학습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산고의 또다른 교수법은 ‘독서와 사회현실의 연계’. 『백범일지』(김구지음)를 읽고 나면 반 전체가 효창공원에 위치한 백범기념관에 가서 참배하고 임정요인들의 무덤을 청소하는 봉사활동을 한다. 학교에 돌아와선 『백범일지』중 ‘나의 소원’을 본따 ‘내가 바라는 우리나라’를 써서 제출한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현재 우리나라 사회현실을 조사하는 과제도 필수다. 다음 달엔 소라단 가는 길(윤흥길 지음)을 읽고 6·25 참전용사와 함께 하는 독서토론캠프가 예정돼 있다.



이신철교장은 “오산고에서는 수학 선생님이 시집을 추천하고, 과학 선생님이 소설을 추천하면서 학생들에게 책을 친숙하게 만들어 준다”며 “학교가 노력하기에 따라 공부하느라 부족한 시간 속에서도 효율적으로 독서를 권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TIP] 성적을 올리는 독서법

1. 책을 문제집처럼 사용= 인상깊은 구절에 밑줄을 긋고, 핵심단어를 체크한 뒤 각 장의 끝에 요약문을 적어라.

2. 심화학습 수단으로 활용= 잘 모르는 정보가 나오면 다른 곳에서 보충설명을 찾아 포스트 잇으로 책 안쪽에 붙이자.

3. 비판적 사고력 키우기= 쉬운 책을 골라 정확히 이해한 뒤, 저자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자.

4. 현재 사회에 적용= 책의 핵심주제가 현재 우리 사회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구체적인 사건을 찾아보자.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 사진= 김진원 기자 jwbest7@joongang.co.kr >





[사진설명]

오산고 교정에서 박정준 교사(가운데)와 학생들이 자체 제작한 독서포트폴리오를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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