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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식 독서불패

“물고기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갈 때 숨가쁘지 않겠어요? ‘하악하악’하고 말이야." 지난 11일,강원도 화천 감성마을. 저서 ‘하악하악’의 제목 뜻을 묻는 김가을(15·경희여중 3)양에게 이외수(63)작가가 대답했다. 그는 “책은 제목부터 작가와 독자의 상상력 줄다리기가 시작된다”며 “작가가 일일이 다 설명하면 독자의 몫을 뺏는 결과가 된다”고 말했다. 독서의 계절에 경희여중 독서왕 4인방이 소설가 이외수씨를 방문했다.



어휘력 공부? 단편소설 읽어봐!



어제 냄비받친 책이 삶의 등불이 될 수도

“책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김유정 양이 질문했다. 교내외 독서대회 수상경력만 6건이 넘는 독서왕이다.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냥 넘어가세요.” 학생들의 눈이 동그래지자 허허 웃고는 “억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평생에 걸쳐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책도 많습니다. 그냥 ‘지금은 내가 잘 모르는 책이군’ 하고서 생각날 때마다 다시 읽어보세요.” 어려운 부분은 넘어가는 대신, 머릿속에 쏙쏙 잘 들어오는 부분은 빠짐없이 흡수해 다음에 같은 책을 접할 때 부담감을 줄이고 자신감을 키우라는 조언이다.

 이 작가는 “한번 읽었다고 책이 어떻다 쉽게 판단하지 말고 같은 책이라도 매번 새로운 마음으로 펼쳐보라”며 “어제 라면냄비 받침대로 썼던 책이 내일 내 삶의 등불이 될 위대한 사상을 담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말 표현을 작품속에서 익혀라

“중학생에게 바람직한 독서방향을 추천해주세요.” 서유경양은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선정한 독서동아리 ‘유념유상’의 회장이다.

 이 작가는 1930년대 이후 한국 단편 소설을 모두 읽어볼 것을 권했다. 그는 “우리 것을 먼저 아는 것이 순서”라며 “장편과 달리 대부분의 청소년이 이해하기 쉽고, 분량도 30~50매 사이로 부담없어 중학 시절의 목표로 삼기에 제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1930년대 작품부터, 또는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을 쓴 작가들의 대표작품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읽다 보면 한국문학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 서양 고전의 번역본에서는 얻지 못하는 장점도 있다. 이 작가는 “예를 들어 ‘죽다’라는 표현만 서른 가지가 넘을 정도로 풍부한 우리말 표현을 작품 속에서 저절로 익히게 된다”며 “청소년 시절에 중요한 어휘력 향상에 도움이 됨은 물론 한국작가들의 작가정신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다는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상하고 소통하고 배려하라

이 작가는 “책을 이용해 독특한 자기 세계를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현미경과 천체망원경을 함께 가지고 있다. 세균의 세계부터 무한한 우주까지 의식의 여행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 “학창시절의 짜여진 삶 속에서 책은 사물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며 “책의 내용을 읽는 데 그치지 말고, 뒤집어 보고 반대로도 보면서 책의 내용을 못살게 굴어보라”고 주문했다. 

 김유진양은 “작품 글귀 중 청소년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문장이 있는지” 물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팔이 안으로만 굽는다 하여 어찌 등뒤에 있는 그대를 껴안을 수 없으랴. 내 한몸 돌아서면 충분한 것을’(시집 『그대 이름 내 가슴에 숨쉴 때까지』 中)이라고 적었다. “독서로 세상과 소통하며, 내 몸을 움직여 타인을 감쌀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면 더 바랄 것이 없지요.”



[TIP]청소년을 위한 ‘이외수 독서론'

1. 지금 재미없다고 무시하지 말라

2. 우리 것부터 제대로 소화하라

3. 책 제목과 내용을 활용해 상상력을 펼쳐라

4. 책을 이용해 의식의 여행을 즐겨라

5. 인간·우주·사물에 대한 나만의 철학을 세워라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 사진:김진원기자 jwbest7@joongang.co.kr >





[사진설명]

“책으로 마음껏 상상하라”는 이외수 씨의 조언에 활짝 웃고 있는 경희여중 3학년 학생들. 왼쪽부터 김가을, 김유정, 서유경, 김유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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