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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만날 약속 빼곡한 ‘마당발 어르신’은 치매가 슬슬 피해가죠

치매를 예방하려면 취미활동을 늘리고, 각종 모임을 즐기는 등 끊임없이 뇌를 자극해야 한다. 사진은 서초중앙노인복지회관에서 열린 2009 할머니할아버지 실버 당구대회. [연합뉴스]
지난해 3월 치매 초기 판정을 받은 김모(72·충남 논산) 할머니. 집안 살림이나 농사일은 별 문제 없었지만 숫자 계산이 잘 안 되고, 날짜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는 등 치매 의심 증상을 보였다. 뇌단층촬영 결과 뇌가 약간 위축돼 있었고, 언어기능·기억력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는 약물 치료를 권했다. 다행히 김 할머니는 약물 치료 뒤 치매 증상이 더 이상 악화하지 않았다. 깜박깜박하던 증상도 줄었고, 가족 외엔 치매라는 사실을 모를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커버스토리] 치매 예방하려면

혈관성 치매 초기 땐 치료 가능



치료 가능한 치매인지 여부는 혈액 검사·뇌 촬영 등으로 진단한다. 이런 치매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함께 사라진다.



뇌의 퇴행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50%를 차지한다. 뇌조직을 유지하는 타우라는 단백질이 망가져 한 번 발병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혈관성 치매는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중단되면서 뇌세포가 죽는 것이다. 같은 치매지만 진행하는 과정과 증상은 다르다. 알츠하이머병은 언제부터 증상이 시작됐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히 찾아오지만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돼 추정이 가능하다. 또 초기라면 치료도 가능하다.



적포도주·등푸른생선 즐기면 치매 위험 40% ↓



치매 예방을 위한 식사요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지중해식 식사다. 최근 국제알츠하이머병 콘퍼런스에선 지중해식 식사가 치매 발생 위험을 4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는 “적포도주와 등 푸른 생선을 즐겨 먹는 것이 지중해식 식사의 핵심”이며 “두 식품엔 세포 노화의 주범인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치매 예방용 식품 성분으로 서양에서 한때 큰 기대를 모았던 것은 은행잎 추출물이다. 그러나 6년간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GEM 연구)에서 치매 예방 효과를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유럽에선 아직 은행잎 추출물에 대한 기대를 거두지 않고 있다. 가벼운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알츠하이머병 약은 병 진행 속도 늦춰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가장 널리 사용하는 약은 아세틸콜린(신경전달물질) 분해효소 억제 약이다. 뇌에서 아세틸콜린의 분비가 줄어들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승현 교수는 “이 약은 체내 아세틸콜린 농도를 증가시켜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을 향상시킨다”며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지만 6개월∼2년가량 지연시킬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약은 치매 초기·중기에 써야 효과적이다.



흥분성 신경전달물질(글루타메이트)이 뇌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 것을 막아 뇌의 학습·기억능력을 높여주는 약도 등장했다. NMDA 수용체 길항약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스타틴 계열 약의 치매 예방 효과도 기대된다. 비만·고지혈증을 20년 이상 보유한 사람의 치매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스타틴 제제가 고지혈증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이라는 이유에서다.



수공예·독서·놀이로 꾸준히 뇌 자극해야



한양대병원 뇌건강클리닉은 서울 성동구 치매지원센터와 함께 인지 치료를 실시, 치매 예방·지연에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여기엔 다양한 수공예, 간단한 물건 만들기, 원예·독서·그림 그리기 등 작업요법, 음악감상·노래 부르기 등 음악요법이 활용된다. 또 치매 노인에게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도록 해서 기억의 경로를 자극하는 회상요법도 적용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과 정인과 교수는 “뇌세포를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활동을 하면 뇌세포가 위축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머리를 많이 쓰면 신경세포가 가지를 뻗어 상호 연결이 활발해지고, 쓰지 않는 뇌 신경세포가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고독·고립을 즐겨선 안 된다. 종교·친목·동창 모임 등에 적극 참가해 대화 빈도를 늘려야 한다. 자원봉사·집안일 등 소일거리를 찾아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당발이 치매 예방약’이란 말은 이래서 나왔다. 장기·바둑·화투 등도 치매 예방에 유익하지만 무리한 내기는 오히려 촉발 요인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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