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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지금 평양에선 … 오락가락한 북한의 속내 7가지

건강이상설만 돌면 왕성한 활동

김정일, 회복됐나 연출했나 … “67세 뇌졸중 안심하긴 일러”




1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개활동 소식을 전했다.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의 낙원기계연합기업소를 찾아 생산시설의 현대화를 강조했다는 내용이다. 이틀 전인 14일엔 해군부대를 방문해 종합기동훈련을 참관했다.



올 들어 북한 언론매체가 밝힌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횟수는 이미 100차례가 넘는다. 지난해보다 무려 50% 이상 늘었다. 강원도와 함경도까지 활동 반경도 넓다.



과거 김 위원장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1차 핵실험 직후인 2006년 10월 중순 집무실에 모인 노동당과 군의 고위 간부들에게 “동무들, 내가 팔구십까지는 일선에서 활동할 수 있지 않겠소? 나는 자신 있어. 자신 있고 말고”라고 언급한 사실이 북한 매체에 공개됐다고 정보 당국은 전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8월 ‘순환기 계통의 이상으로 쓰러졌다’(국정원의 정보 판단).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얘기까지 돌았다. 그러나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여 공개 활동을 늘리고 있다.







평양 공연차 최근 방북해 김 위원장과 만난 파벨 오브샨니코브 러시아 21세기 관현악단 단장은 15일자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억력도 확실했고 양손을 자유롭게 움직였으며 말버러 담배도 피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만남에서도 담배를 피우고 와인을 마셨다고 한다. 한때 “담배는 심장을 겨눈 총과 같다”며 담배를 끊은 뒤 대대적인 금연 지시를 내렸던 그가 다시 흡연을 한다는 건 건강이 회복됐다는 방증이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해 여름 이후 손동작 등이 부자연스러웠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뇌졸중의 경우 재발 위험이 높아 언제든 다시 위급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 위원장의 기초체력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올해 67세인 그는 당뇨와 심장병 등 지병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왔다.



특히 정보당국은 대외적인 공개활동 때마다 들쭉날쭉하게 분석되는 그의 건강상태에 주목한다. 몰라보게 쇠약해진 모습으로 나왔다가도 외부에서 ‘건강이상설’이 제기되면 잘 연출된 모습으로 나타나곤 하는 게 미심쩍다는 점에서다. 한 당국자는 “지난해 위기를 맞았던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북한 권력 내부에서도 대비책이 마련되고 있을 것”이라며 “왕성한 통치활동은 그 스스로 시간이 많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데 따른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종 기자






2 보일락 말락 ‘후계자 김정운’

돌연 중단된 김정운 찬양 … “지나친 부각 피하려 속도조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대북 정보 관계자들 사이에 혼선이 일고 있다. 올 들어 셋째 아들 ‘김정운’이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관측이 잇따르면서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였지만, 7월께부터 다른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후계 논의에 함구령이 내려졌다’는 소문에서부터 ‘김정운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지난 10일에는 북한 권력 수반으로 간주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일본 언론에 “현 시점에서 (후계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여기에 셋째 아들의 실제 이름이 ‘정은’ 또는 ‘정훈’이라는 설까지 제기되면서 후계 논의가 미궁에 빠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의 후계자와 관련해 ‘김정운 내정’이 정설로 자리한 것은 국가정보원의 판단이 결정적이었다. 국정원의 대북담당 고위 간부는 6월 초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김정운이 내정된 사실을 북한이 해외 공관에 통보했다”고 귀띔했다. 이후 “김 위원장이 군부대나 경제 현장을 현지 지도할 때 정운을 동행시켜 후계 수업을 받게 하고 있다”는 등의 첩보가 쏟아졌다.



이런 분위기에 이상기류가 감지된 것은 지난달께다. 정부 당국자는 16일 “북한이 ‘영명한 동지’ 등으로 우상화하던 김정운 관련 찬양 활동을 7월께부터 중단했다는 첩보가 지난달 하순부터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정운 후계는 애초부터 북한이 잘못된 정보를 흘렸거나 와전됐을 가능성이 있다” 또는 “후계자 선정과 관련해 중대한 변동이 이뤄졌을 것”이란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전히 김정운 후계구도가 진행 중이란 관측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는 “지난달 김일성 생가인 평양 만경대를 찾은 우리 민간단체에 북한 해설사가 ‘후계자 김정운’을 언급하면서 ‘장군님(김정일)의 풍모를 가장 빼어 닮은 분’이라고 설명한 일이 있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최근 귀순한 탈북자들로부터 북한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김정운이란 분이 장군님의 후계자가 될 것’이란 홍보전을 조직적으로 벌인 상황을 파악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김정운 후계 구축과 관련해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후계자를 대내외에 알리는 작업이 일단 마무리됐다는 판단에 따라 지나친 부각을 피하기 위해 논의 중단 조치를 취한 것이란 얘기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8월 이후 심각했던 병세가 호전되면서 김 위원장이 다시 통치 활동에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란 관측도 있다.  



이영종 기자






3 군부의 파워는



“권력은 총구서 나온다”

김정일 장악력 여전해




“모든 길은 군부로 통한다.” 지난달 6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부에 연안호를 풀어 주라고 지시했다”고 말한 대목이 단적인 예다. 외무성이나 당 통일전선부 등은 연안호 문제가 국제사회나 남북 관계에서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겠지만 김 위원장 외에는 ‘감히’ 말을 꺼낼 수 없었던 것이다.



지난 4월 9일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에선 국방위원회를 국가 최고지도기관으로 격상시켰다. 국방위원회 위원 이상 급 간부도 9명에서 13명으로 늘렸다. 국방위 부위원장 오극렬·김영춘(사진) 등 군부에서 ‘김정일의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에게 힘을 실어줬다.



남북 관계에서 뒷전에 있던 군부는 최근 전면에 나섰다. 지난해 10월과 12월 김영철 국방위 국장은 군복을 입고 개성공단을 찾았다. 지난해 12월 1일 남북을 오가는 도로의 통행과 개성·금강산에서 우리 국민의 체류를 제한했던 조치도 군부의 몫이었다. 최근 들어 유화적 태도를 보이며 12·1 조치를 푼 것 역시 군부의 결심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6일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도 군부가 개입한 ‘비군사적 도발’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막강한 군부에 대한 김 위원장의 통제 여부는 체제의 안정성과도 직결된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까지 군부의 이상동향은 없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며 “평소 김 위원장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며 군부 통제를 확실하게 했고 ‘선군정치’도 강조해 위기 시엔 군부의 결집력이 오히려 강해지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의 후계자 승계 여부도 결국 군부 장악이 관건일 수밖에 없다.



정용수 기자






4 핵문제 본심은



미국과의 큰 거래 원해

핵개발 멈추진 않을 듯




북한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은 결코 있을 수 없다”며 거부의사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난 5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1874호에 반발한 이후 시종 일관된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미국과는 지속적으로 북·미 직접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방북(7월)을 비롯해 뉴욕 유엔대표부의 북·미 접촉에서도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결국 북한은 6자회담이 아니라 북·미 양자회담을 통해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6자회담에서 5대1의 압박을 받는 상황보다 큰 담판을 통해서 해결하겠다는 의도다. 또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상태에서 미국과 담판을 통해 ‘큰 거래’를 하겠다는 뜻이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 출범 초기 대화국면이 조성될 것이란 예상 속에서도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자신들의 핵 능력을 확실하게 과시하고 싶었던 것이다.



북한은 지난 4일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철두철미 미국의 대조선 핵정책과 연관되어 있다”며 북·미 대화를 고집하는 종전 입장을 반복했었다. 또 “안보리 일부 상임이사국이 제재를 앞세우고 대화를 하겠다면 우리 역시 핵 억제력 강화를 앞세우고 대화에 임하게 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강경 수단을 동원할 수 있음도 시사했다.



이 서한에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의 마무리 단계에 있고 플루토늄을 무기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그런 의미로 읽힌다. 한 손으론 대화를 촉구하며, 다른 한 손으론 여의치 않을 경우 핵 개발을 강화하겠다는 전술로 큰 게임을 진행하려는 것이다.



예영준 기자






5 대남 전략 뭔가



북미 대화 - 돈벌이 위해 남북관계 개선에 무게




북한의 대남 접근법이 강·온 두 갈래다.



큰 줄기는 대결에서 대화 쪽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지난달 6일 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면담이 계기가 됐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이 대통령과 우리 정부에 쉴 새 없이 퍼붓던 비난을 중단했다. 지난달 26일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에 ‘특사’라는 명칭을 붙여 이 대통령을 예방하고 남북 대화를 제안했다. 지난주에는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임금을 올려 달라던 주장도 철회했다.



북한의 이런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노린 전술적 필요성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이 북·미 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7월 방북했을 때 개성공단에 억류됐던 유씨의 석방과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했다”며 “체제 유지를 위해 북·미 관계 개선을 최우선시하는 북한이 이런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관계의 변화가 남북관계의 변화를 불러왔다는 얘기다. 실제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유씨가 석방되고 현 회장과 김 위원장 간 면담이 성사됐다. 경제적 부담을 덜려는 의도도 작용했다고 한다. 북한 입장에서 달러 박스로 여기는 금강산 관광사업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먼저 제안한 것이나,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을 패키지로 묶은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임진강 무단 방류 사태는 이런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아직까지 북한은 정부의 사과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의 관계 개선 의지는 여전히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정용수 기자






6 중·러와 관계는



정치적으로 서로 필요

결국엔 관계 복원될 것




지난 5월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중국과 러시아는 등을 돌렸다. 특히 중국은 올해 북·중 수교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교류를 준비해 왔지만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동참했다.



북한도 맞대응했다. 러시아 외교장관이 북한을 방문했지만 빈손으로 돌아갔다. 중국에 대해선 “평화적 위성 발사를 유엔에 끌고가 비난놀음을 벌인 미국과 그에 아부·추종한 세력”이라며 “우리 앞에서는 위성 발사가 주권국가의 자주적 권리라고 말해 놓고 정작 위성이 발사된 후에는 유엔에서 규탄하는 책동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제 정치의 속성상 언제까지나 냉기류를 유지할 수는 없다. 북한으로선 정치·경제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으로서도 북한을 영향력 아래에 두는 건 필요하다. 러시아 역시 1990년대 체제를 전환한 뒤 극동지역에서 축소됐던 자신들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북한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최근 북한과 중국·러시아 간의 인적 교류가 늘고 있는 것을 두고 관계 복원의 기운이 감돈다고 평가하는 건 이 때문이다. 특히 다음 달 6일 북·중 수교 60주년을 기해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만날 경우 관계 복원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예영준 기자






7 식량난 풀렸나



1인당 250㎏ 식량 확보

국제사회 제재가 변수




북한 언론매체는 연일 ‘150일 전투’를 잘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150일 전투’는 한마디로 북한판 경제 활성화 조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활동도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 들어 9월 15일까지 105회의 공개 활동 중 36.2%에 달하는 38회가 경제 관련 행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6%(74회 중 19회)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늘어난 수치다.



김 위원장이 경제에 올인하는 걸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경제 회복을 통해 강성대국을 이루겠다고 밝힌 시한(2012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발걸음이 빨라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북한의 식량 사정은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북한은 지난해 472만t의 식량을 자체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 30만t과 중국의 비공개 지원 등을 더하면 500여 만t의 식량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주민 한 사람에게 250㎏가량의 식량이 돌아갈 수 있는 양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우리 국민의 1인당 쌀 소비량이 78.5㎏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올해 북한에 식량난은 없는 셈이다. 공장 가동률도 향상됐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해 북한의 공장 가동률은 30%”라며 “이는 2007년 27%에 비해 3%포인트 올라간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제 사정이 가장 좋았던 1980년대 중반(공장 가동률 45%)엔 못 미치지만 식량난에 허덕이던 ‘고난의 행군’ 시절(공장 가동률 10%대)에 비하면 회복된 것이란 평가다.



관건은 북한의 로켓 발사와 핵 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다. 북한이 지금과 같이 경제에 드라이브를 걸어 성과를 내려면 국제사회와의 교류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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