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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자력탐구올림피아드에서 대상 받은 김이준양

원자력과 방사선. 성인들에게도 생소한 단어다. 그런데 원자력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 초등학생이 있다. 원자력탐구올림피아드 대상 수상자 김이준(11·서울 도림초5)양이 그 주인공. 김양은 “우리 동네 자연방사선량을 측정하면서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원자력과 방사선을 이용한 의료기술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방사선량 측정 위해 발로 뛰다

김양의 보고서 주제는 ‘우리 고장에서는 얼마나 많은 방사선이 배출될까’다. 올 6월 초부터 지하철역과 가정집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머무르는 곳의 방사선량을 측정해 ‘우리 고장 방사선 지도’를 만들었다. 7곳의 서울시 지하철역과 안양천 주변,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주변의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또 인근 보라매공원과 서울 문래동 공업단지의 방사선량을 비교하기로 한 뒤 주말마다 사방을 누볐다.  

김양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 주변의 방사선량을 측정하면서 새삼 놀랐다. 학교 운동장이나 사거리 도로보다 아파트 중앙현관이나 가정집 내부에서 더 많은 방사선량이 검출됐기 때문. 그는 “도로가나 학교 운동장 등은 사방이 트여 있어 방사선량이 낮았지만 지붕이나 천장 등으로 막힌 곳에서는 더 많은 방사선이 나왔다”며 “가정집 내부에서 가장 많은 방사선이 나온 것은 전자제품이나 시멘트로 둘러싸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 고장 방사선 지도’를 만들며 원자력에 관심을 갖게 된 김이준양이 방사선 측정기로 경기도 안양천에서 나오는 방사선량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김진원 기자]

방사능에 대한 관심을 갖다

김양이 원자력과 방사선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우연한 계기에서다. 지난 5월 초 뉴스를 통해 원자력발전소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한 지역 주민들의 농성 장면을 접했다. 학교에서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많은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배웠는데, 사는 곳 인근에 발전소가 들어선다고 데모하는 모습이 의아했다. ‘사람들은 왜 방사선을 두려워할까’ ‘방사선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궁금증이 들기 시작했다. 김양은 과학서적을 뒤진 끝에 “우리 주변에 자연방사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원자폭탄 제조 등 특수 목적으로 생성된 방사선이 아닌, 자연 속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활하는 환경 속에서는 얼마나 많은 자연방사선이 배출되고 있을까’. 김양의 연구는 이 물음에서 출발했다.

미완의 결과, 그러나 의미 있는 연구

김양은 지하철역 방사선량 측정 결과 유동인구가 많은 역은 방사선 배출량이 적고, 유동인구가 적은 역이 오히려 배출량이 많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제출했다. 또 공원지대가 산업지대보다 오히려 방사선 배출량이 많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원자력탐구올림피아드 장인순(69·한국원자력연구원 고문) 심사위원장은 “김양이 내린 결론이 모두 맞다고는 볼 수 없지만, 방사선량 측정 지도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가 빛났다”며 “직접 발로 뛰며 얻은 결과물을 토대로 독창적인 해석을 했다는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양은 서울지역 초등학생들이 참가한 올림피아드 1, 2차 심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외교관이 꿈이었던 김양은 이번 경험을 계기로 장래 희망을 물리학자로 바꿨다. 방사선의 종류와 활용 사례, 방사선 배출 물질 등을 연구해 방사선 이용 의료기술과 원자력을 이용한 에너지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그는 “원자력이나 방사선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원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고 포부를 밝혔다.

최석호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원자력탐구올림피아드란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주최로 지난달 서울지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처음 열렸다. 90% 이상의 에너지를 수입하는 상황에서 원자력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이다. 올해는 275명이 참가해 원자력 관련 연구보고서를 제출토록 한 뒤 창의성 위주로 평가했다. 내년부터는 전국 초등학생으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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