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공부 클리닉] 내 아이가 ADHD? 산만하다고 지레짐작 마세요

전에는 몹시 차분하고 집중력도 좋던 진호는 4학년이 되면서 멍하게 있는 시간이 늘고 짜증에다 반찬 투정이 심해졌다. 학교 준비물을 자주 못 챙겨가서 엄마가 갖다 주러 학교에 가보면 많은 아이들 틈에서도 금방 눈에 띄었다. 유난히 행동이 산만했기 때문이다. 선생님을 쳐다보고 있긴 하지만 동공이 풀려 있고, 몸을 계속 이리저리 배배 꼬고. 순간 엄마의 머릿속을 스쳐간 것은 ‘ADHD’였다.



필자의 클리닉을 방문한 엄마는 ADHD가 분명하다며 검사를 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검사를 해보니 진호의 증세는 ADHD가 아니라 불안장애였다. 공부에 대한 중압감으로 안절부절못하는 현상이 계속된 것이다. 엄마는 4학년 성적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에 3학년 겨울방학부터 진호를 학원, 과외로 돌렸다고 한다. 진호가 버거워하는 것 같아도 이를 악물고 공부하라고 독려했다. 진호도 별 군말 없이 따라와줘서 대견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진호는 엄마를 기쁘게 해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버틴 것뿐이었다. ‘엄마에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져 불안으로 이어진 것이다.



불안장애 외에도 ADHD처럼 산만해 보이게 되는 원인들은 매우 많다. 원래 기질이 외향적인 아이, 갑상선기능장애, 약물에 의해 유도된 과잉행동(항히스타민제·항불안제·수면제·항경련제·천식치료제), 우울증, 물질 남용(알코올·본드·부탄가스 등), 피부질환(습진·아토피 등), 저산소증이나 납과 같은 중금속 등에 의한 대뇌손상, 아동학대, 학습장애 등이다.



ADHD를 그냥 “크면 나아지겠지”라며 방치하는 것도 문제지만 산만하다고 무조건 ADHD로 몰아가는 것도 문제다. 후천성면역결핍증의 약자인 AIDS(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를 모르는 사람이 없듯이 요즘은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인 ADHD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외래어가 된 것이다. 검색을 해보면 ADHD에 대한 무수한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필자는 모 포털사이트에 ADHD에 관한 검색정보 조사를 의뢰해 봤다. 그 결과 ADHD는 질병검색순위 평균 15위 정도로 자주 검색해볼 것으로 예상된 아토피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 많은 정보 중에서 옥석을 가리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전문의인 필자가 봐도 제법 그럴듯한 진단법과 치료법이 넘쳐난다. 강호순 사건 때 인터넷에 떠 있던 ‘사이코패스 진단법’ 같은 허무맹랑한 내용도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부모들은 진호 엄마처럼 “내 아이가 ADHD 아닐까?”라는 의구심에 한번 정도 빠지는 게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정보화시대, 넘쳐나는 정보 홍수로 인해 오히려 혼란이 가중되는 듯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너무 많이 아는 것도 병이다”라는 말이 있다. ADHD가 의심이 된다면 가까운 전문기관을 찾아 도움을 받는 편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정찬호(43) 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의학박사



▶마음누리/정찬호 학습클리닉 원장



▶중앙대 의대 졸업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