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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블로그 하다보니 우등생 됐어요

차일드로거(차일드+블로거, Childlogger)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인기 있는 블로그. 공부와는 멀게 느껴지던 블로그가 학습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잘 활용하면 공부 효과도 높이고 정서적인 성장도 이룰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블로그에 현미경 관찰 일지를 올리고 있는 김규환군. 김군은 “여러 사람으로부터 받은 댓글과 관심이 꾸준히 연구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황정옥 기자]
“제겐 너무 소중한 블로그(blog: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개인 웹 사이트)에요. 제 노력의 결과물들이 모여 있거든요. 사람들이 많이 와서 보니까 더 정확하고 좋은 내용을 올리려 고민하게 돼요.”

김규환(경기 백신중 3)군은 초등 2학년 때부터 현미경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백화점에 갔다가 장난감 현미경을 본 것이 계기였다. 아버지 김영민(41)씨가 교육용 현미경을 선물했고, 렌즈 너머 신기한 장면들은 김군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주변의 모든 생물들이 관찰 대상이 됐다. 6학년 무렵엔 200여 장의 관찰일지가 모여 이를 토대로 책 『작지만 큰 세상』을 펴내기도 했다.

현미경 관찰 일지로 정보 나누고

출판 후 김군은 블로그(blog.naver.com/kyuhwan21,blog.joins.com/microworld)를 열었다. 손으로 쓰던 관찰일지는 이후 온라인으로 옮겨졌다. 전문서적을 뒤적이고 수십 개의 온라인 카페를 드나들며 독학했다. 번번이 녹아버려 실패했던 눈(雪) 결정체 관찰은 3년 동안 겨울마다 시도한 끝에 성공했다. 관찰 결과는 모두 블로그에 올렸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현직 교사·과학고 학생·학부모·의대생·전문 연구원 등 다양한 이들이 정보를 얻어갔다. 간혹 틀린 내용이 있으면 지적을 해 줬다. ‘이것도 관찰해 보라’며 장수풍뎅이·고슴도치 털을 보내주기도 했다.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은 자극이 됐다. 김군은 “방문자의 질문에 답글을 올리면서 공부가 더 된다”고 말했다. 이 덕분인지 김군은 학원도 안 다니면서 전교 1%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민씨는 “아들이 혼자서만 연구했더라면 중간에 그만뒀을지 모른다”며 “블로그가 동기부여가 돼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글 쓰기로 사고력 키워

김군처럼 블로그를 운영하는 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상우일기’(blog.sangwoodiary.com)의 권상우(경기 삼숭초 5)군도 3년째 블로그를 꾸려오고 있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글쓰기 실력으로 유명세를 탄 권군은 “블로그가 듬직한 친구 같다”며 “글쓰기 연습을 하면서 사고력과 집중력도 높아져 학교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권군의 어머니 김현주(32·경기도 양주)씨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정서적인 면에서도 성장했다”고 전했다.

부모·교사의 관심으로 부작용 막아야

경희대 교육대학원 교육공학과 강인애 교수는 “블로그를 활용하면 학생들이 학습을 이끌어가는 수업이 된다”고 설명했다. 서로의 블로그를 오가며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에 다양한 소통이 일어나고 동등한 위치에서 협업하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블로그에 개성과 관심사를 반영, 하나의 ‘사이버 포트폴리오’를 만들게 된다”며 “협력적 사고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수업에 널리 활용한다”고 말했다.

블로그 활용 수업은 국내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남양주시 덕소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은 지난 11일 인종 차별에 관한 수업 후 조별 과제 발표 시간을 가졌다. 김준영(11)군은 인종 차별을 주제로 손수제작물 콘텐트(UCC) 동영상을 만들어 블로그에 띄워놓고 발표했다. 다른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김군의 블로그에 방문해 소감을 남기거나 추가 정보를 알려줬다. 김군은 “답글을 주고받으며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좋다”며 웃었다. 이세연(10)양은 “사진·동영상·음악 등으로 자기만의 작품을 올릴 수 있어 재밌다”고 말했다. 이 학교 정준환 교사는 “블로그는 학생들이 저마다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다양한 정보를 올리게 돼 있어 문제중심학습(Problem Based Learning)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블로그는 인터넷 사용을 전제로 하는 만큼 부작용에도 주의해야 한다. 숙명여대 교육학부 이재경 교수는 “어린 학생들의 경우 블로그 활용 학습을 핑계로 게임·웹 서핑에 몰두할 수도 있다”며 “사전에 학습 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교사와 부모가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은혜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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