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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강 사업 문제 생기면 일부 중단 - 시기 조정 요구”

만난 사람 = 최훈 정치부문 데스크

김황식 감사원장이 4대 강 살리기 사업과 지역 토착 비리,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행정에 대한 감사를 올 하반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상선 기자]
김황식 감사원장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올 상반기 김 원장은 재정 조기 집행, 적극 행정면책제도 등을 통해 ‘경제 살리기 도우미’ 역할을 자임해 왔다. 하반기 감사원의 화두는 4대 강 살리기 사업 감사다. 김 원장은 직원들에게 “사업을 잘 되게 하기 위한 감사가 아니라 감사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감사를 하라”고 지시할 만큼 적극적이다. 4대 강 사업 못지않게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지역 토착비리 해소다. 김 원장은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행정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 보고 최근 감사에 착수했다. 9일 감사원장 접견실에서 김 원장을 만났다. 1시간10분간의 인터뷰에서 김 원장은 “일부 지자체의 인허가 비리가 심각하다”며 “국민적 관심이 쏠린 4대 강 사업과 함께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평생을 법률가로 일해오다 감사원장이 됐다. 1년간 지켜본 감사원 조직은.

“감사원은 감사라는 방법을 통해 법치 행정을 확립하고 민간 부문에까지 영향을 미쳐 어떤 의미에선 법원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이다. 직원들의 자세나 사생활도 엄정하고 충직하다. 전문성도 탁월한 엘리트 조직이다. 아쉬운 점은 다소 보수적이고, 경직됐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감사원 직원으로선 바른 자세인 것 같다.”

-최근 4대 강 사업 감사 계획을 밝혔다. 원장의 의지가 많이 반영된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

“감사원이 당연히 해야 할 업무다. 많은 국가 예산이 투입되고, 다수 부처가 관련돼 있다. 또 사업 규모에 비해 단기간에 끝내는 것으로 계획돼 있어 중복 투자, 관련 기관의 연계 미흡, 부실시공이나 부조리, 담합이 걱정되는 사업이다.”

-4대 강 사업 감사와 관련해 일각에선 ‘사업을 정당화하기 위한 물타기용 감사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감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모든 문제점에 대해 정확히 지적해 시정되도록 할 계획이다. 감사원의 위상과도 관련된 문제다. 중립적이어야 하고, 영원히 있을 감사원이 그런 오해나 기우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감사 과정에서 본질적인 문제가 발견될 경우 사업의 일부 중단 같은 조치도 가능한가.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면 공사 시기를 조정하거나 사업의 일부 중단도 검토하도록 당연히 요구할 것이다. 감사 범위에 한계를 두지 않겠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한 곳이 맡는 턴키 방식의 발주 비율이 높아 건설사 간 담합이나 각종 비리가 우려된다. 이를 위한 대책은 있나.

“9월 말 시작될 설계 입찰 심사에 감사관을 입회시킬 것이다. 심사위원 선정 작업에서부터 감사관을 파견할 계획이다. 심사위원들의 편파적인 심사 및 업체 간 담합 가능성, 유착 여부 등을 관심 있게 챙겨보려 하고 있다.”

-일각에선 턴키 방식의 사업 규모가 너무 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요하는 보(洑) 건설 부문에선 턴키 방식이 바람직하지만, 이외의 경우 굳이 턴키 방식을 안 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보 건설과 관계없는 2차 계획분 7건에 대해 일반 공사로 돌리는 것을 권고할 생각이다.”

-9월 말 설계심사 때부터 감사관을 현장에 파견한다고 했는데, 그 다음 단계에도 관여하나.

“본격적으로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도 계속 챙긴다. 4대 강과 관련한 공직자 비리는 특별조사국 중심으로 상시 점검 및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수자원공사에 올해 3조2000억원을 부담 지운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우량기업인 수자원공사가 부실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수자원공사에 대한 투자 보전을 어떤 식으로 해줄지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에서 검토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도 독립 법인인 만큼 사업 타당성과 수익성을 고려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 있는 것으로 안다. 정부와 잘 조정될 필요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8·15 경축사에서 지역 토착비리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복안이 있나.

“이미 올해 최대 규모인 120명의 감사단을 꾸렸다. 올해 말까지 선심성 행정부터 빚을 끌어들여 사업을 하는 경우까지 면밀히 살피겠다.”

-상반기엔 공공기관 감사에 주력했다. 그러나 과거에 지적됐던 사안이 계속 반복된다.

“경영진이 사기업에 준하는 자세로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해야 하는데 마치 파견 나온 사람들처럼 개혁 의지가 안 보이다. 자체 감사기구의 역할이 부족한 점도 있다. 무엇보다 책임 있는 임직원, 특히 사장들이 임기를 마치고 퇴직하기까지 노조와 원만하게 지내려는 안일한 생각이 주된 원인이다. 올해 공공기관감사국을 신설해 상시 감사 체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KBS 감사나 올해 공공기관의 노사관계, 정부보조금을 지급받은 시민단체 감사를 놓고 청와대 코드 맞추기란 지적도 있다.

“그런 우려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 스스로 감사 필요성을 판단한다. 공공기관과 관련해선 저 스스로 법과 원칙에 맞는 노사관계를 만들려는 의지가 있다. 시민단체 보조금 감사는 국회의 감사 청구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해당 단체의 정치적 성격이 어느 쪽인지는 관심 밖이다.”

-국회 헌법자문위의 개헌안은 회계감사를 국회로 이관하고 헌법 기관인 감사원을 법률기관으로 전환하자고 한다.

“회계감사와 직무감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서 감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고 정파적인 이해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의회와 연결돼 있더라도 의회의 정치적 영향력이 차단된 상태라면 관계없다. 그러나 지금 안 자체는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남은 임기 3년 동안 어떤 감사원을 만들어 갈 계획인가.

“사회를 변화시킬 기관으로 흔히 언론·종교·법원 등 3개를 꼽는다. 감사원도 그에 못지않은 역할을 한다. 공직사회의 변화는 사회 전체의 변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원칙 있고 정직한 사회, 배려하는 따뜻한 사회, 노동을 신성시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직원들과 소통하겠다.” 

정리=권호 기자 , 사진=김상선 기자

김황식(61) 감사원장은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72년 1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수료하고 정통 엘리트 법관 코스를 밟았다. 74년 서울민사지방법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34년간을 법조인으로 살았다. 법원행정처 법정심의관·법정국장·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광주지법원장 재임 당시 법원 내부 통신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냈는데 직원들이 이를 모아 『지산통신(芝山通信)』이란 책을 펴내 화제가 됐었다. 2005년 11월부터 대법관으로 재직하다 지난해 9월 감사원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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