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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통역사 NYT기자 구출 도중 사망 … 사연 뭉클

“나 같은 사람들이 모두 조국을 떠난다면 누가 아프가니스탄에 오려 하겠는가. 모두 떠나면 결국 탈레반이 이 나라를 차지하지 않겠는가.”

아프가니스탄인 술탄 무나디(34·사진)가 2일 뉴욕 타임스(NYT)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그는 9일 영국군 특수부대가 탈레반에 납치된 영국 국적의 NYT 기자 스티븐 파렐(46)을 구출하는 작전을 펼치던 도중에 숨졌다. 무나디는 5일 파렐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쿤두즈 인근에서 현지 주민들을 인터뷰하다 탈레반에 붙잡혔다. 그는 통역을 하면서 취재를 돕기도 했다.

무나디는 사망 일주일 전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카불(아프가니스탄 수도)에서 청소부로 일하더라도 반드시 조국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9개월 동안 독일에서 공공정책 석사 과정을 밟다 지난달 라마단(이슬람 금식월)을 맞이해 잠시 귀국했다가 때마침 NYT로부터 취재 지원을 요청받았다. 카불대 출신인 무나디는 독일 정부의 초청으로 유학을 가기 전까지 약 7년 동안 NYT를 위해 일해 왔다. NYT는 그의 부인과 두 아들을 위해 기금 모금을 시작했다.

무나디는 블로그에서 “네댓 살 때 내가 살고 있던 마을이 소련의 폭격을 당했고, 이후에는 탈레반의 점령으로 내 나라를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도 없게 됐다”며 “그때에 비하면 지금 나는 많은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썼다. 또 “대다수가 문맹인 우리나라 사람들을 가르치는 데 인생을 바치고 싶다. 나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의 글은 해외로 떠난 아프가니스탄 유학생 중 상당수가 귀국하지 않는 현실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한편 영국 언론들은 구출작전이 무모한 것 아니었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무나디와 영국 특수부대원 한 명, 민간인 두 명이 숨진 데다 파렐도 총격을 받을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철저한 계획과 심사숙고 끝에 작전이 전개됐다. 영국 국민이 납치되면 우리는 그를 구하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기자들은 무나디의 시신을 구출작전 현장에 두고 온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을 비난했다. 언론인 모임인 ‘아프간 미디어 클럽’은 10일 성명을 통해 “외국 군대가 자국 언론인을 구출하고 작전 과정에서 사망한 군인의 시신은 수습하면서도 사망한 현지 언론인의 시신을 버리고 온 것은 정당성이 결여된 행동이자 몰인정한 처사”라고 성토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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