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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IB 문제 많다” … G20, 이달 말 규제 재천명키로

#지난 5월 미국 금융회계기준위원회(FASB)는 내년부터 금융회사와 기업이 장부 외 자산과 부채를 모두 회계장부에 기재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장부상 멀쩡해 보이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몰락한 데엔 숨겨진 부실이 뇌관으로 작용했다는 이유에서다. 노던록·베어스턴스·리먼 브러더스 등 거대 금융사들은 장부에 나오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금융’을 이용해 무모하게 고위험 파생상품 거래를 감행했고, 그 대가로 문을 닫아야 했다.

#유럽의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인 리히텐슈타인은 최근 독일 정부에 탈세 혐의자에 대한 정보 제공을 약속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리히텐슈타인·모나코·안도라를 비협조적인 조세피난처로 지정해 규제를 강화하려 하자 성의 표시를 한 것이다.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국제여론은 스위스·홍콩·싱가포르 등이 지켜온 은행의 비밀주의도 무너뜨릴 기세다.

1980년대 이후 완화 일변도로 치닫던 금융 규제가 강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실물경제의 보조 역할에서 출발한 금융이 과도한 차입과 복잡한 금융공학을 통해 스스로 증식해가는 괴물로 변질됐다는 반성에 따른 것이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G20(주요 20개국)에서 규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G20 정상들은 24~25일 미국 피츠버그에 모여 규제 강화 의지를 재차 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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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아지 고삐 틀어잡기=미국식 투자은행(IB) 모델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는 이에 족쇄를 채울 준비를 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했던 장외 파생상품의 상당수가 제도권 내로 편입된다. 미국과 영국은 이미 이들 상품의 결제를 위해 중앙청산소(CCP)를 설립했다. 능력 이상으로 돈을 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자기자본 대비 차입 비율도 낮아진다.

헤지펀드에 대해서도 규제가 도입된다. 헤지펀드의 거래 상대방의 신용위험까지 관리할 태세다.

은행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도 강화된다.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합리적이냐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최근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회의에선 BIS비율의 단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건전성 규제를 도입하자는 합의가 이뤄졌다.

◆국내에서도 감독 강화=그동안 풀어졌던 금융 규제가 금융위기를 계기로 원위치되거나 종전보다 더 강화될 전망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의 원화·외화 유동성 관련 제도의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은행들에 자금 흐름상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전략을 이달 내로 마련해 시행하라고 통보했다. IB 모델을 추구하는 자본시장법에 대해서도 메스를 가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규제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금융위 이종구 상임위원은 “국내 금융사의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여유가 있다”며 “오히려 해외 금융사들이 움츠러든 틈을 공략하기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본시장연구원 이인형 자본시장실장은 “규제 완화를 배경으로 막 씨를 뿌리려는 국내 금융사들에 규제 강화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김필규 기자, 서울=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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