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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적정 외환보유액 논란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에서 외부 충격에 외환시장이 버틸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밖에 없다.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쌓는 것이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한국 경제가 얻은 가장 큰 교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외환보유액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가능하면 외환보유액 규모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경제관료들도 이견이 없었다. 한마디로 ‘외환보유액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는 것이다.

1997년 말 197억 달러까지 떨어졌던 외환보유액은 2007년엔 2618억 달러까지 늘었다. 하지만 달러를 쌓아 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상당한 비용이 든다. 한국은행은 달러를 시장에서 사들이면서 원화를 푼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잡기 위해 통화안정화증권(통안채)을 발행하는데, 그 이자비용만 지난해 7조2000억원이 넘었다.

비용보다 더 큰 부담은 환율 조작국이라는 주변국들의 손가락질이다. 일단 찍히면 보복을 당하기 십상이다. 이런 이유로 외환보유액이 1000억 달러(2001년), 1500억 달러(2004년)를 넘어설 때마다 ‘과잉’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막상 위기가 닥치자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이 외환보유액이 적다는 점이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나 국제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유동 외채(만기 1년 이내 단기 외채와 장기 외채 중 만기가 1년 안에 돌아오는 외채)가 외환보유액과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위험한 나라’라고 지목했다. 기획재정부 김익주 국제금융국장은 “유동 외채가 몽땅 빠져나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먹혀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엔 외환보유액을 훨씬 더 쌓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김태준 금융연구원장은 “원화가치가 오른 시점에 시장에 개입해 1000억 달러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동 외채와 3개월치 수입액, 외국인 주식투자금 가운데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돈을 합친 규모쯤은 돼야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액으로는 3300억 달러 수준이다. 동국대 강삼모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같은 나라는 조금 비용이 들더라도 보유 외환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쌓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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