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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 미생물로 ‘분뇨 냄새 없는’ 축사

고성군청 공무원이 미생물로 처리해 악취가 없고 건조한 돈사 바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남 고성군 고성읍 덕선리 고성생명환경연구소. 돈사에는 돼지 4~5마리가 주둥이로 바닥을 헤집으며 놀고 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바닥은 질퍽거리지 않고 분뇨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고성군 송송열(59)축산과장은 “토착 미생물 덕분에 분뇨가 빨리 분해돼 악취가 없고 먼지가 날 정도로 건조해 가끔 물을 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고성군이 올 1월 ‘생명환경 축산’을 실증시험하기 위해 만든 축사다. 8개월간 운영 결과 악취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상 축사 바닥은 콘크리트로 처리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이곳은 미생물이 처리된 바닥재를 사용한다. 축사는 자연환기가 잘되도록 사방을 틔워 놓고, 천장에서는 항상 햇빛(바닥면적의 3분의1 이상)이 들어오게 돼 있다. 부부가 운영가능한 소 3마리, 돼지 24마리, 토종닭 300마리로 시험 중이다.

이학렬 고성군수는 “가축이 질병 없이 잘 자라게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소독을 위해 햇볕·공기가 잘 들게 축사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자연농법 전문가’인 이 군수는 지난해 벼·채소·과일에 이어 올해는 축산에 ‘생명환경농업’을 도입하고 있다.

토착 미생물은 나무상자에 고두밥을 3분의 2정도 넣고 한지로 덮어 부엽토 위에 7~10일 두면 채취할 수 있다. 이 고두밥을 흑설탕·쌀겨 등과 섞어 7~8일 배양한 뒤 다시 황토·톱밥 등과 섞어 축사에 사용하면 된다.

우선 돈사 바닥에는 버섯폐목을 20~30㎝ 깔고 그 위에 미생물처리 톱밥과 삼화토(톱밥과 황토·소금을 일정 비율로 섞은 것)를 90㎝ 두께로 깔았다. 3.6X8.25m 크기 우리에 돼지 4~5마리를 넣어 기른다.

우사 바닥(4X12m)은 흙 다짐을 한 뒤 역시 미생물 처리된 톱밥과 황토(비율 10대 1)를 섞어 20㎝ 두께로 깔았다. 계사 바닥은 미생물처리된 볏짚을 3㎝로 잘라 7㎝ 두께로 깔았다.

축사 바닥이 분뇨로 젖으면 당귀·마늘·생강 등 한방재료에 미생물을 배양한 한방영양제와 녹즙을 수시로 뿌려주면 된다. 돼지·소·닭에게 미생물로 발효시킨 목초·쌀겨 등 발효사료를 70% 이상 주는 것도 비법이다.

그 결과 사료의 소화율이 높아져 생 분뇨는 물론 퇴적 분뇨에서도 악취가 거의 사라졌다. 분뇨가 빨리 분해되고 물청소가 필요없어 축산폐수도 생기지 않았다.

이 군수는 “축사 바닥재는 1~3년간 바꿀 필요없고 필요하면 퇴비로 사용하면 된다”고 자랑했다. 그는 또 “이 방법의 돈사를 전국에 보급하면 연간 1700만t씩 생기는 돼지분뇨 처리비 3000억원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가축분뇨의 해양투기가 금지돼 있어 친환경 축사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고성군은 시험성공에 따라 시설비 50%를 지원, 올 하반기부터 이 축사를 보급하기로 했다.

고성=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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