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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세계 최강 32명 … 누가 마지막에 웃을까

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가 10일 대전시 유성구 삼성화재 연수원에서 개막됐다. 조훈현(앞줄 오른쪽에서 넷째) 9단을 비롯한 32명의 기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이버오로 제공]

가슴 설레는 361로의 제전이 시작됐다. 뽑히고 뽑혀 올라 온 세계 최강자 32명이 저마다 깊은 수(手)를 간직한 채 대전 유성 삼성화재 연수원에 모였다. 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그 대진 추첨을 겸한 9일의 전야제는 흥분과 긴장이 교차했다.

전기 우승자 이세돌 9단이 은거(?) 중인 지금 사방의 시선은 중국의 최강자 구리 9단에게 쏠린다. 그러나 한국의 신예 강동윤 9단도 만만찮은 기운을 품어내고 있다. 지난 수년간 건강 때문에 고전하며 세계대회 ‘6연속 준우승’에 그친 이창호 9단은 여전히 낯빛을 붉힌 채 수줍음을 타고 있고 이제 바둑의 전설이 된 조훈현 9단은 “내가 가장 약하다”며 허허 웃고 있다. 나이 어린 신예들은 ‘죽음의 조’만 피해 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이다.

올해 처음 도입된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은 기존의 토너먼트와 약간 다르다. 4인 1조가 돼 2명이 올라간다(조 편성표 참조). 그 다음 16강전부터는 다시 토너먼트로 돌아간다. 조 추첨은 한국의 이창호-최철한-박영훈-강동윤-홍성지-박정환 순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한국에서 타이틀을 갖고 있어 본선 시드를 받은 기사들이다. 그 다음은 중국의 시드인 창하오-구리-저우허양-황이중-저우루이양의 순서. 다시 일본 3명과 대만 1명을 거쳐 주최 측 와일드 카드로 본선에 들어온 조훈현 9단이 추첨했고 마지막으로 예선의 험난한 숲을 통과한 한국과 중국의 신예들이 추첨했다. 이들 신예 중엔 올해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김지석 6단, 그리고 아마추어로 유일하게 세계 32강에 든 이원영도 있다.

한상열 한국기원 사무총장,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 왕루난 중국기원 주석, 조훈현 9단(왼쪽부터)이 기념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한게임바둑 제공]

추첨 결과 8개 조 중 구리와 강동윤이 낀 F조가 최악의 ‘죽음의 조’로 떠올랐고 일본 기사 두 명이 포함된 A조는 ‘꽃 조’가 됐다. 각 조 4명 중 2명만 16강에 진출한다. 이번 32강엔 시니어(김일환·최규병)와 여자기사(루자·김미리)도 각 2장씩의 티켓을 받았다. 최연소 기사는 16세의 박정환 4단. 그는 지난 10단전 우승자다. 우승상금 2억5000만원의 삼성화재배는 12월의 결승전까지 3개월의 장정을 치른다.  

유성=박치문 전문기자

◆첫날 경기 결과=이창호와 구리, 박영훈과 최철한 등 강자들은 첫 판을 무난히 승리했다. 한국 대 중국의 대결은 한국이 2승4패로 밀렸다. 그중에서도 우승후보 강동윤의 패배가 가장 쓰라렸다. 11일엔 승자는 승자, 패자는 패자와 맞선다.

▶야마시타 게이고 VS 최규병=야마시타 백 4집반 승▶유키 사토시 VS 추쥔=유키 흑 불계승▶박영훈 VS 루자=박영훈 흑 불계승▶창하오 VS 조훈현=창하오 흑 11집반 승▶홍성지 VS 김일환=홍성지 백 불계승▶저우루이양 VS 딩웨이=저우 흑 5집반 승▶이창호 VS 홍기표=이창호 흑 불계승▶쿵제 VS 이원영=쿵제 백 반집 승▶박정환 VS 천야오예=천야오예 흑 불계승▶저우허양 VS 김미리=저우허양 흑 불계승▶강동윤 VS 류싱=류싱 백 불계승▶구리 VS 왕레이=구리 백 불계승▶저우쥔쉰 VS 왕야오=왕야오 백 5집반 승▶황이중 VS 허영호=허영호 백 불계승▶최철한 VS 김지석=최철한 백 불계승▶하네 나오키 VS 송태곤=송태곤 흑 불계승




조훈현 “지금은 내가 제일 약하다” 창하오 “이창호와 결승 붙고 싶다”
참가자들 말말말


▶이창호=(세계대회 6연속 준우승의 아픔을 이번엔 씻을 것인가란 질문에) “사실은 결승에 오른다는 것도 매우 힘들다. 우승은 그 다음 일이다.”

▶조훈현=(과거 조치훈 9단이 와일드 카드로 우승한 적이 있는데 그 신화를 재연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 “예전 같으면 누구도 자신 있었는데 지금은 내가 제일 약하다.”

▶박영훈=(피하고 싶은 상대가 있느냐고 묻자) “어차피 다 강한 상대다. 그러나 딱 한 명 아마추어만은 피하고 싶다.”

▶창하오=(이번 대회의 목표에 대해) “이창호 9단과 결승에서 맞붙고 싶다.”

▶구리=(이세돌의 숙적으로서 이세돌의 불참이 이번 대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란 질문을 못 들은 척하며) “삼성화재배에서 두 번 4강에 들었으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엔 다를 것이다.”

▶류싱=(추첨 직전 피하고 싶은 조를 묻자) “구리와 강동윤이 버티고 있는 F조가 최악이다. 그곳만은 피하고 싶다.”(그는 공교롭게도 F조를 뽑는 바람에 모처럼 웃음 보따리를 선사했다)

▶강동윤=(누가 우승후보냐란 질문에) “2년 전 솔직히 말했다가 혼난 적이 있다. 이창호 9단이 우승후보라 생각한다.”

▶김지석=(올해 최다승, 최고 승률을 거두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하자) “지금까지 세계대회 본선에 나가 딱 한 판 이겨봤다. 16강 진출이 급선무다.”

▶이원영(아마)=(이번 대회 최대의 파란을 어디까지 이어 갈 것인가란 질문에) “구리 9단과 꼭 한 판 두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이곳에 와 보니 모두 쟁쟁한 얼굴들이라 가슴이 떨리고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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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