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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소행성을 지나는 늙은 선로공’

‘소행성을 지나는 늙은 선로공’-황병승(1970~ )


 하늘은 맑고 시원한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드는 오후

빛 바랜 작업복 차림의 한 늙은 선로공이

보수를 마치고 선로를 따라 걷고 있다

앙상한 그의 어깨 너머로

끝내 만날 수 없는 운명처럼 이어진 은빛 선로

그러나 언제였던가, 아득한 저 멀리로

화살표의 끝처럼 애틋한 키스를 나누던 기억…

보수를 마친 늙은 선로공이

커다란 공구를 흔들며 선로를 따라 걷고 있다



하늘, 바람, 은빛 선로, 그 위를 걷는 선로공의 뒷모습. 해맑은 오후 가을의 오브제. 저 멀리 소실돼 가는 만남의 아득한 기억. 끝내 만날 수 없는 너와 나의 평행. 우주의 현자 늙은 선로공은 커다란 공구로 무엇을 보수했을까. 만나면 재앙인 소행성이 충돌할까 그 너머 은하까지 평행 궤도를 잡고 왔나. 그렇잖아도 외로움이 더해가는 이 계절에.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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