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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시청률 기록하고 막내리는 '보고 또 보고']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 '쉬리' 가 서울에서 끌어들인 관객은 약 1백80만명. 2일 종영하는 MBC 일일드라마 '보고 또 보고' (기획 이재갑.연출 장두익) 는 매일 2백20만명 (시청률 조사기관 미디어서비스코리아 분석) 의 서울 시민을 TV앞에 불러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 시청인원을 추산하면 매일 1천만명 가량이 이 드라마를 본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난해 3월2일 어린 은주가 금주와 싸우다 가정부에게 야단맞는 장면으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무수한 기록과 화제를 남기고 2일 은주가 아들을 낳은 직후 시어머니의 포옹을 받는 신으로 마무리된다.

10%대의 시청률로 출발한 이 작품은 검사 기정 (정보석) 과 은주 (김지수).승미 (성현아) 의 삼각관계를 그린 초반부터 상승 곡선을 타 기정.은주, 기풍 (허준호).금주 (윤해영)가 각각 집안의 반대를 헤쳐나가는 이야기를 전개하며 방영 3개월만에 시청률 1위에 올라섰다. 이후 10개월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12일 57.3%는 일일극 사상 최고 기록. (전부문 최고는 97년4월20일 '첫사랑' 의 65.8%) 양적인 수치 못지 않게 방송계를 놀라게 한 것은 '혜성처럼' 나타난 작가 임성한 (40.여) 씨.

97년 MBC 공모작가로 당선돼 '솔로몬 도둑' 같은 단막극 몇 편이 경력의 전부인 늦깎이 작가에게 뉴스 시청률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일극을 덜컥 맡긴 방송사의 '용기' 는 무모하게까지 비쳤다.

그러나 채택과정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임씨는 1년 넘게 혼자서 이 작품을 주말극용으로 준비해왔고 97년 10월 MBC에 60분 분량 20회분 대본을 불쑥 내밀었다.

'얘기가 된다' 고 무릎을 친 MBC가 당시 KBS '정 때문에' 에 눌려 신음하던 일일극 카드로 쓴 것. '보고 또 보고' 의 인기 비결은 기존 드라마와 확연히 다른 접근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무수한 에피소드를 쏟아넣는 기법. "미운 오리새끼" 라고 중얼거린 걸 "개새끼" 라고 잘못 알아들어 커다란 싸움이 일어나는 등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황당한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일일극 특유의 느슨함을 차단했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반대상황을 연출하는 작가의 '역설화법' 도 독특했다. 가령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비하적 사고를 비판하기 위해 여자를 무시하는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식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의 공분을 자아내려는 의도가 들어맞았던 것이다. 모든 주인공들의 성격이 어딘가 모자란 구석을 갖고 있는 점도 공감을 샀다. 착하면 우유부단하고, 똑똑하면 성질이 사납다.

반면, 비판도 많았다. 시청률이 높아지자 드라마를 억지로 늘렸다는 지적. 이는 방송사 기준으로 보면 타당할지 모르지만 작가 입장에서는 억울한 사안이다.

당초 방송사측은 임씨에게 "결혼전 1백회, 결혼후 1백회로 하자" 고 했다.

그러나 막상 집필을 하다보니 무수한 에피소드들이 떠올라 진도가 더뎠다는 게 작가의 말. 겹사돈 등의 설정이 비현실적이고 결혼 이후 주변 인물들의 멜로 등 곁가지가 지나치게 많았다는 비난이 나왔다.

또한 '역설화법' 이 시청자의 거부감을 자아내는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모든 작품 내용을 꿰는 작가와는 달리 '반전 장면' 을 못볼 수도 있는 시청자 입장에선 품음직한 불만이다.

[작가 임성한의 변]

'보고 또 보고' 의 작가 임성한씨는 드라마 뒤에 꼭꼭 숨어 있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길에서 알아보는 것도 겁이 나고, 신경이 분산되면 일에 몰두하지 못한다" 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임씨는 늘 인터넷과 PC통신을 돌아다니며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열심히 읽는다. 임씨가 이번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과 대화하고 싶었던 것은 "결혼과 출산을 통해 그려보는 여자의 인생" .

"은주가 출산한 직후 친정 어머니는 수술에 들어간 금주에게 달려가고 시어머니가 와서 안아주는 마지막 장면이 저의 메시지죠. 결국 여자를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은 같은 아픔을 이해하는 시어머니라는 생각이에요. " 비판이 집중됐던 겹사돈 문제에 대한 해명.

"실제로 제 주위에서 이와 연관된 일이 몇 차례 일어났어요. 전통 가치관에 대한 고민들을 겹사돈 갈등을 통해 표출하고 싶었습니다. " 억지로 늘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오히려 생각했던 얘기 중 소화하지 못한 내용이 많아요. 명원이에게 야무진 색시를 맺어줘 '며느리 시집살이' 를 시키고 싶었는데 시간이 모자라 포기했죠. 막판에 곁가지가 많았다는 비판은 인정합니다.역할이 너무 적었던 일부 연기자에 대한 배려 차원이었죠. " 얼마전 임씨가 키스신을 막기 위해 제작진을 압박했다는 화제에 대해 물었다.

"제가 과로로 쓰러져 다른 작가가 대필한 대본 중 명원과 승미의 키스신을 발견했어요. 방송사에 연락해 '절대 안된다' 고 막았죠. 전 가족시청시간에 낯 뜨거운 장면을 내보내는 것은 절대 반대입니다. "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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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