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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의 두 얼굴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이 극심한 불면증으로 인해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과 진정제인 로라제팜을 함께 투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월드스타였던 그가 수면 부족과 정신적인 고통 속에서 좀 더 강한 수면제, 좀 더 많은 양의 마취제를 놓아 달라고 주치의 손을 잡고 애원했을 것을 생각하니 애처롭기 그지없다.

프로포폴은 수술을 위해 마취를 시작할 때 환자를 재우기 위해 사용한다. 주사 후 30초 이내에 의식이 없어질 만큼 효과가 매우 빨리 나타나고, 또 투약을 중지하면 빨리 수면에서 깨어나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프로포폴을 다량으로 사용할 경우 잠이 들지만 소량 사용하면 기분이 괜히 좋아지고 환각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마약처럼 육체적인 의존성은 없다 해도 심리적인 의존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따금 프로포폴의 습관적 사용 문제가 이슈화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세계적으로 학회지에 발표된 프로포폴 남용 또는 의존 사례만 10건에 이른다. 이들 중 8명이 마취과 의사, 마취 전문 간호사, 방사선 기사, 일반의 등 프로포폴을 구하기 쉬운 의료 관련 종사자였다. 최근에는 일반인의 프로포폴 의존성도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선 성형외과에서 정기적으로 미용 시술을 받으며 수면 유도 목적으로 사용했던 프로포폴에 의존성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10건 가운데 4건이 사망 사례였다는 점이다. 프로포폴을 반복해 사용하다 보면 정신적인 내성이 생겨 더 많은 양을 더 자주 투여해야만 잠도 오고 기분도 좋아지게 되는데, 그로 인해 호흡과 혈압을 조절하는 뇌중추가 마비돼 호흡곤란이 오고 혈압이 떨어질 수 있다. 더구나 마이클 잭슨처럼 프로포폴에 다른 진정제를 추가해 사용한다면 호흡곤란이 더 심해지고 저혈압이 생기면서 최악의 경우 호흡이 멎을 위험이 있다. 실제로 프로포폴은 남용 우려에도 불구하고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프로포폴의 의존이나 남용에 대해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적 관심을 모아 처방과 관리 문제를 제도적으로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프로포폴은 소량으로 의사의 지시와 감독하에 사용하면서 심장과 산소 농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제대로 한다면 매우 안전하고 유익한 약물이다. 실제로 프로포폴을 이용한 수면내시경이 많이 시행되고 있으며, 시술 후 환자는 시술을 받은 기억은 사라지고 매우 만족하게 된다.

최근 수면내시경에 프로포폴 대신 미다졸람이란 안정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미다졸람은 프로포폴보다는 다소 늦지만 주사한 지 2~3분이면 정신이 몽롱한 상태가 된다. 미다졸람을 다량 투여하면 잠이 들지만, 소량 사용하면 의식이 남아 있어서 내시경 검사를 받는 동안 의사의 지시에 따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미다졸람은 ‘전향적(前向的) 기억상실’을 유발한다. 즉, 약물을 투여한 시점 이후로 생긴 일들에 대해서는 기억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분명히 내시경을 하는 동안에는 의식이 있지만 내시경을 받고 나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 특이한 효과가 있는 것이다. 수면내시경 검사에 미다졸람을 사용할 때는 플루마제닐이란 해독제를 투여해 수면과 이런 기억력장애 등을 좀 더 빨리 사라지게 만든다.

코믹 SF 시리즈 ‘맨 인 블랙’에서 두 주인공이 상대방의 일정 기간 기억을 지우기 위해 볼펜 모양의 ‘기억수정기’ 플래시를 터뜨리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좋지 않은 기억을 한 번의 플래시로 지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고 보니 ‘맨 인 블랙’ 2편에는 마이클 잭슨이 카메오로 출연해 비디오폰을 통해 자기도 특수요원으로 뽑아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 있다. 마이클 잭슨은 정말로 특수요원들의 기억수정기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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