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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깊이읽기] 디자인의 핵심은 첫째도 사람 둘째도 사람

애플과 삼성은 어떻게 디자인 기업이 되었나
 로버트 브루너·스튜어트 에머리 지음 최기철 옮김
미래의창, 303쪽 1만5000원

이 책의 저자들은 겁도 없다. 어느 회사의 CEO가 들었다면 싸움을 걸거나 소송이라도 하고 싶을 얘기들을 많이 담았다. 스탠퍼드대에서 ‘제품디자인과정’을 강의하는 브루너와 기업문화컨설턴트인 스튜어트 에머리 얘기다.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책 한 권을 쓰며 여러 회사의 자존심을 제법 많이 건드렸다. 모토롤라는 애플과 비교되어 한 방 먹었고, 한국의 자동차 기업들도 신랄한 비판에선 예외가 아니다(226쪽).

저자들은 디자인이 ‘제품’ 에 국한되지 않고 ‘서비스’의 범위에서 소비자의 체험을 조직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생생한 사례로 전했다. 그들은 “수많은 기업들이 ‘총체적 다자인’의 개념을 너무 모른다”며 “고객체험을 디자인하는 것이야말로 한 기업이 지켜낼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아이팟이 ‘위대한 디자인’으로 꼽히는 이유는 멋있는 외양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이 “ 체험의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의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스웨덴 가구 ‘이케아’가 소비자를 사로잡은 것도 착한 가격의 멋진 디자인이 아니라 비싸지 않은 가구로 집안을 멋지게 꾸미는 체험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직원들에게 “디자인이 중요하니 6개월 안에 정말 멋진 물건을 디자인하라”고 지시하는 CEO는 성공할 수 없단다. 디자인 주도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일을 처리하는 방식, 그 자체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디자인 주도의 기업문화가 제대로 뿌리내린 기업으로 BMW, 이케아, 나이키, 삼성을 꼽았다. “제품은 고객체험의 세계로 가는 출입구” “제품과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이야기를 전한다” 등 밑줄긋고 싶은 대목도 많다. 책은 총체적 디자인의 핵심으로 인간적 요소를 꼽았다. 첫째도 사람, 둘째도 사람이라는 것이다. 내가 고객이라고 보면 정말 마음에 드는 결론인데, 독자에게 서비스하는 기자 입장에서 생각하니 꽤나 묵지근한 메시지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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