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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깊이읽기] 가까이하기엔 ‘너무 멀지 않은’ 클래식

파워 DJ 브뤼노의 클래식 블로그
 브뤼노 코스트말 지음, 공나리 옮김
살림프렌즈, 253쪽, 9800원

미국 작곡가 존 케이지의 ‘4분 33초’란 작품을 아는가. 이 음악을 안다면 당신은 음악적 소양이 깊거나, 아마도 지난해 장안에 클래식 열풍을 몰고 온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열혈 시청자였을 것이다. 만약 답을 모른다면, 이 책에서 찾으면 된다. 존 케이지가 1952년 작곡한 이 곡은 4분 33초 동안 연주가가 손을 가만히 놔둔 뒤 피아노 뚜껑을 닫으면 연주가 끝난다.

많은 사람에게 클래식 음악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보인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도 당시에는 살아서 펄펄 뛰는 ‘대중음악’이었다. 대중은 오늘날의 소녀팬들만큼이나 음악가의 연주와 작품에 열광했고, 음악가들은 인기에 일희일비했다. 스캔들에 휘말렸으며, 어이없는 일로 재능을 잃었다. 프랑스의 유명 대중음악평론가이자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기획가인 브뤼노 코스트말은 클래식 음악의 단단한 갑옷을 벗기고 음악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음악가의 파란만장한 삶을 가벼운 필체로 엮었다.

책장 곳곳에는 가장 많이 리메이크 된 고전 음악은 요한 파헬벨의 ‘카논’이며, CD의 재생 시간이 75분이 된 것은 베토벤 9번 교향곡의 가장 긴 연주 버전이 74분42초였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등 클래식 음악에 대한 사소하지만 흥미로운 내용들이 포진해 있다. 니체와 루소가 한 때는 작곡에 심취했었고, 슈만이 피아니스트가 될 수 없었던 이유, 이스라엘의 공식 공연에서 바그너의 작품이 연주되지 않는 까닭도 담겨있다.

클래식 공연장에서 금지되는 휴대전화 소리를 연주에 끌어들인 작품도 소개했다. 미국 작곡가 데이비드 베이커가 2006년 작곡한 ‘휴대 전화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콘체르티노’다. 휴대 전화를 켜둔 관객들이 지휘자의 주문에 따라 아래층 뒷자리와 박스석에서 초록불과 빨간불 신호에 맞춰 일제히 휴대전화 소리를 울리게 해야 한다. 소음도 음악이 되는 클래식의 세계가 나름 흥미롭지 않은가.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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